Q.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골든타임’이 한참 지난 지금도 기적 같은 생존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구조소식이 눈길을 끄는데요. 매몰 현장에서 어린아이가 성인보다 생존에 더 유리한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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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 급파된 우리나라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는 수색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미 강진이 덮친 지 일주일이 지나 비관적인 상황이지만, 구조대의 노고 등으로 기적적인 생환 소식이 종종 들려오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현지 보도에 따르면 13일 남부 하타이주 마을에서 13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이날 오전 안타키야주에서도 매몰된 지 176시간이 지난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고, 가지안테프주의 마을 이슬라히예에서도 40대 여성이 매몰 170시간 만에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특히 신생아를 포함해 어린아이들의 생환 소식이 주목 받았습니다. 튀르키예 하타이주 남부에서 지진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서 태어난 지 10일 된 갓난아기와 이 아기의 엄마가 지진 발생 9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가지안테프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선 임신부가 지진 발생 115시간 만에 구조됐으며, 약 1시간 전에는 이 여성의 6살짜리 딸이 먼저 구조됐습니다. 뒤이어 매몰 139시간 만에 구조된 생후 7개월 아기, 폐허더미 속에서 136시간 만에 구조된 7살짜리 어린이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심지어 시리아에선 잔해더미 속에서 지진 발생 10시간 후 탯줄이 달린 채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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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든타임을 훌쩍 넘긴 후에도 몇몇 어린아이들은 생환해 돌아왔습니다. 성인보다 체격이나 체력적으로 약한데도 말입니다. ‘기적’이란 표현 외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의료 전문가들은 어린아이들이 체격이 작아 지진이나 매몰 현장에서 생기는 작은 생존공간에서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을 순 있지만, 그것만으로 생존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긴 무리라고 합니다. 또 어린아이들의 체지방 등 체격을 고려할 때 구조의 손길이 오기 전까지 버티는 게 성인보다 특별히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합니다. 즉 나이와 건강 상태, 체지방과 단백질량 등 개인마다 생존 가능 시간이 다르고, 매몰 당시 다치는 등 감염위험 변수도 있습니다.
재난 속에서 골든타임은 넘어섰지만, 우리는 종종 기적 같은 소식을 접했습니다. 광부 박정하씨는 지난해 10월 경북 봉화의 한 광산 매몰사고로 지하에 갇혀 있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되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안겼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당시 19세였던 박모씨는 37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21세기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인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례도 있었죠.
이번 튀르키예와 시리아지역의 재난 현장에서도 생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구조에 속도를 올려 기적과 같은 소식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