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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임원 어린이집 이사장 연임 안돼"…인천공항 노사 `충돌`

이종일 기자I 2019.07.02 16:01:28

노조 1인시위, 20일 넘게 지속
"재단 이사장직 폐지하라"
한노총, 노사전협의회도 불참
공사 "노조와 협의…방안 마련"

인천공항공사노동조합 등 한국노총 공공연맹 조합원들이 6월4일 인천공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공항 노사가 공항 어린이집 재단 이사장 연임 등의 문제로 20일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2일 인천국제공항노동조합총연합(노조연합)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인천공항 노조 4곳으로 구성된 노조연합은 지난달 4일부터 어린이꿈나무재단 이사장 A씨의 연임과 방만 경영을 이유로 재단 이사장직 폐지 등을 요구하며 공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일 넘게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어린이꿈나무재단을 설립한 공사는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자회사·협력업체 직원의 자녀 500여명이 다니는 직장어린이집 2곳의 어린이꿈나무재단은 2017년 5월 A 전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비상근에서 상근으로 전환해 연봉 1억여원을 지급했다. A이사장의 선임 전에는 공사 처장이 재단 이사장을 겸하면서 별도의 연봉 지급 없이 비상근으로 근무했다.

장기호 인천공항공사노동조합(한국노총 소속) 위원장이 6월5일 인천공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 노조 제공)


노조연합은 A이사장이 지난 5월 임기 2년을 마쳤지만 정관 개정과 후임자 임명 지연을 근거로 연임을 하자 “교육전문성이 전무한 퇴직관료를 앉혀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지급하는 것은 공공기관 운영관련 지침에 규정된 방만경영이자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또 “재단의 어린이집 원아 1명당 예산이 2016년보다 2017년 5% 늘고 1년 뒤 17% 증가했지만 원아 1명당 급간식비는 2017년 0.3% 줄은 데 이어 2018년 4% 감소했다”며 “재단 이사장직을 폐지하고 재단 운영비를 보육비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자 인천공항공사가 지난달 28일 개최한 노동자·사용자·전문가(노사전)협의회 대표단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 방식 등을 논의하는 노사전협의회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노조연합 관계자는 “인천공항 종사자들은 자녀를 좋은 교육환경에서 보육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공사가 명확한 입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요구사항이 관철되기 전까지 노사전협의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서는 재단을 유지해야 한다”며 “폐지를 요구하는 재단 이사장직에 대해서는 노조와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를 서둘러 문제를 해소하고 노사전협의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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