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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버는 자사 운전사들이 소속된 영국 산별노조 지엠비(GMB)와 단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우버가 운전자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영국내에서는 우버 운전사들이 마침내 노동권 사각지대로부터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합의에 따라 단체교섭권을 정식 확보한 지엠비 노조는 영국 우버 운전자들을 대표해 우버 사측과 분기당 한 번 임금, 근로조건 등에 관해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지엠비는 육체 노동 분야, 지방 정부나 의료 서비스 관련 노동자 등 6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는 영국 내 최대 노조 중 하나다. 7만명에 이르는 영국 우버 운전기사들이 자동으로 이 노조 조합원이 되는 것은 아니며 각자 노조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영국 우버 운전기사들은 운행 여부와 언제 어디서 차량을 운행할 지 등에 관한 선택권을 갖게 될 전망이다.
지엠비 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역사가 만들어졌다”면서 “이번 합의는 공유경제 기업들이 노동권 부문에서 황무지로 남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지엠비와 별도로 법적 지위를 요구하고 있는 ‘앱 운전자와 배달원 노조’(ADCU)는 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ADCU는 “(우버가 지엠비와 단협을 체결한 것은) 전반적으로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산정방식과 휴일 보상 등을 둘러싼 견해 차이가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버가 두루뭉술한 단체협약이라는 외피를 통해 노동자의 힘을 오히려 약화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 대법원은 지난 2월 영국의 우버 운전자들이 우버 앱에 접속한 동안은 노동자로 분류돼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우버 차량 운전자들이 우버 측의 실질적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을 독립 하청계약업자가 아닌 우버 소속 노동자로 봐야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 3월 16일 우버는 영국의 자사 운전자들에게 최저임금, 유급 휴가, 연금 등 노동자 지위에 따른 혜택을 공식 부여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각국 정부가 우버를 비롯한 공유경제 관련 기업들에 낮은 급여와 불안정한 노동 조건을 유발하는 고용 구조 개혁을 압박하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지난 3월 딜리버루 등 음식 배달 서비스 종사자들을 임금을 받는 직원으로 공식 인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 2월 말 우버이츠 등에 대해 노동 안전 규정 위반을 이유로 7억3300만유로의 벌금을 물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