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은둔청년'이 외출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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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5.09.16 13:36:17

보사연 '청년 은둔 양상 변화와 정책 과제' 보고서
10명 중 4명 취업난 호소…인간관계·학업 등도 늘어
6개월 미만·남성·20대 후반 비중 커…미래 부정 전망↑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은둔 청년은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취업 어려움’을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취업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 은둔 양상의 변화와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은둔 청년은 사회 활동을 위한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 놓인 19~34세 청년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삶 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은둔 청년의 41.1%가 외출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취업 어려움’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35%) 대비 6.1%포인트 늘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두 가지 이상의 이유가 혼재하거나 이유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사유 등으로 ‘기타’를 꼽은 이들은 2년 사이 45.6%에서 28.8%로 줄었다. 그 외 △인간관계 어려움(10→13.9%) △학업 중단(7.9→12.2%) △대학진학 실패(1.5→3%) 등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은둔 청년 중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은 은둔하지 않는 청년에 비해 2022년과 2024년 모두 현저히 높았다. 다만 미취업자 중 구직활동을 한 비중이 은둔 청년(22.2%·24%)이 비은둔청년(12.6%·12.8%)에 크다는 경향성을 보였다. 연애하지 않고 있다는 비율, 결혼이나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응답률은 은둔하지 않는 청년과 비교해 두자릿수 격차를 보였다.

김성아 보사연 사회보장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외출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높은 응답률을 유지하는 ‘취업 어려움’이 고립·은둔 기간에도 지속되지만, 이들이 또래 청년들처럼 평범하게 일하려는 의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 볼 수 있다”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자신의 가족을 형성하며 세계를 확장하는 생애 선택으로 연애나 결혼, 출산 등에서는 희망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지난해 은둔 청년은 전체 청년 중 5.2%로, 2022년(2.4%)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외출 상태에 대한 답변을 보면 ‘보통은 집에 있지만 취미생활만을 위해 외출한다’는 52.4%에서 41.3%로 줄어든 반면 ‘보통은 집에 있지만 인근 편의점 등에 외출한다’는 41.7%에서 44.9%로 늘었다.

특히 ‘자기 방에서 나오지만 집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와 ‘자기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같은 기간 각각 5%에서 7.8%로, 0.9%에서 5.9%로 증가한 부분은 은둔이 심화됐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다만 보고서는 표본으로 선정된 가구를 조사원이 방문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면접촉을 기피하는 은둔 청년은 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2년 전 수치가 과소 대표된 결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둔 상태가 지속된 기간으로는 6개월 미만이 2022년(38.2%)과 2024년(35.4%) 모두 가장 많았고 1년 이상~3년 미만(29.6%·25.8%), 6개월 이상~1년 미만(20.3%·19.4%) 순이었다. 7년 이상 장기화된 경우는 4%에서 6%로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은둔 청년의 비중은 남성이 절반 이상이었고, 연령별로는 20대 후반이 가장 컸다. 삶의 만족 수준은 4.96점에서 5.65점으로 다소 증가했으나 여전히 비은둔청년(6.77점·6.76점)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었다. 바라는 미래를 전혀 실현할 수 없을 거라는 부정적 미래 전망은 17.5%에서 19.7%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현대 한국에서 새로운 취약 집단이 된 고립·은둔 청년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청년미래센터 사업 체계화 및 전국 확대 △사회경제적 자립 생태계 구축 △청년 지원 인력 양성 및 처우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에게 단절돼 은둔하는 경험이 당사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해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할 비용을 유발하고 가족과 주변인의 고통으로까지 확산된다”며 “고립·은둔 청년을 새로운 취약 집단으로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이들의 삶 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심층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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