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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루의 제4브루어리 명칭은 ‘비전 브루어리’다. 전 공정을 자동화한 브루어리로 설립에만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최신식 양조 설비를 도입하고 기존 연구·개발(R&D) 전담부서를 정부 인증 기업부설연구소로 승격 재편했다.
비전 브루어리는 최근 시범 운영을 마치고 이달부터 정식 가동에 돌입했다. 비전 브루어리는 카브루의 제2브루어리(2016년 완공)와 제3브루어리(2018년 완공)에 비해 설비 면적은 두 배 이상, 생산 능력은 5배 이상을 갖췄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약 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카브루 구미호 캔맥주를 생산을 담당하는 제3브루어리가 연간 약 600만캔을 생산하는데, 비전 브루어리(제4브루어리)는 연간 약 3200만캔을 생산할 수 있다. 이로써 카브루는 업계 최고 수준인 연 최대 3800만캔(캔맥주 기준)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카브루는 규모와 생산성을 확대한 비전 브루어리의 본격 가동을 바탕으로 최근 가정용 주류시장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캔맥주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자사 수제맥주 브랜드 구미호 맥주의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협업을 통한 콜래보레이션 제품도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 설비 확대 및 효율화를 통해 생산력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향후 자사 제품 대량 생산뿐 아니라 외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적극 유치해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카브루가 대량 생산을 위한 기반을 적극 다지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대형화 및 전국화를 통한 외형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카브루는 오는 2023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수제맥주 업계에서 상장을 한 업체는 시장 1위 사업자 제주맥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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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서는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대만 3대 편의점 브랜드 ‘하이라이프(Hi-Life)’에 입점하고 구미호 캔맥주 3종을 대만 전역에 판매를 시작했다. 카브루의 대만 수출은 홍콩, 싱가폴, 몽골 영국, 괌 등에 이은 여섯번째 해외 진출이다.
카브루는 신규 국가 확보 외에 기존 수출 국가에서도 판매 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몽골에서는 프리미엄 마트인 ‘굿 프라이스(Good Price)’에 입점 후 ‘구미호 맥주’가 인기를 끌며 고급 레스토랑이나 클럽 등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기도 했다.
카브루는 지난해 첫 수출 이후 본격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올 1~2월 수출물량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2배 수준을 달성하기도 했다. 수출 물량 모두 국내 가평 브루어리에서 생산하고 있다. 국내 판매 확대와 해외 진출을 바탕으로 2018년 67억이던 연 매출은 2019년 78억, 2020년에는 약 29% 신장한 101억까지 늘었다.
박정진 카브루 대표는 “국내 수제맥주시장의 성장과 함께 해 온 카브루가 이번 신규 브루어리를 오픈함으로써 소규모 양조장을 넘어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발돋움을 했다”며 “늘어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짧은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2023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탄탄한 브랜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