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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號 ‘통합 이마트’ 출격…초특가 몰고온다

김정유 기자I 2024.07.01 17:35:53

1일부로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마무리
상품 공동매입·물류로 시너지·효율 극대화
에브리데이 70개점에 이마트 신선식품 공급
‘수익성 우선’ 정 회장 ‘통합경영’ 속도낼 듯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품은 ‘통합 이마트(139480)’가 본격 출격한다.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운 이마트가 통합 매입·물류 등으로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조해 온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통합 경영’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진=신세계그룹)
1일 합병 완료…통합 매입 등 효과 기대

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부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와의 흡수 합병을 마무리하고 통합법인을 출범했다. 이번 합병은 지난해 9월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양사 대표 겸임 후 추진한 사안으로 이마트 오프라인 계열사간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사 간 시너지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마트가 영업손실을 내는 등 오프라인 유통사업에서 큰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이후 쿠팡, 알리익스프레스(알리) 등 국내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굳건했던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 이마트는 상품 공동매입과 마케팅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전엔 이마트와 에브리데이가 각각 별도로 상품을 매입했지만 앞으론 양사가 함께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물류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인다. 양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비슷한 지역의 센터는 통폐합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통합 법인을 통해 개선된 수익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양사는 지난 2월부터 필수상품을 초저가로 파는 ‘가격역주행’ 상품을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이번 합병을 기념해 이날부터 일주일간 ‘이마트 패밀리 위크’를 열고 주요 상품 15개를 초특가로 선보인다. 통합으로 인해 개선된 수익을 고물가에 부담이 큰 소비자들을 위한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달부터는 에브리데이 70여개 점포에 이마트 후레쉬센터와 미트센터 신선상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연내 140여개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이마트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집 근처 에브리데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마트 기획 상품 등이 늘어나 고객 편의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협력업체들도 통합 이마트와 함께 경쟁력 있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로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
탄력 받는 정용진 행보, 이마트24도 통합 가능성

이번 통합 이마트 출범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정 회장의 경영 방침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우자”고 강조했다. 지난 3월 회장 취임 후엔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수시 인사와 구조조정도 실행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통합 이마트의 조직 구조와 인력 효율화 방안에 대해서는 미정이다. 2개사의 합병에 따라 일부 인력들의 감축이나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회사 합병 이후 조직 개편 등에 대해서는 방향이 나온 건 없고 이제 본격적으로 조직 정비를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브리데이는 이번 통합으로 인한 희망퇴직을 최근 접수했는데 지원자는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정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면 향후 이마트가 편의점인 이마트24까지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오프라인 3사를 모두 통합할 경우 이마트 계열 유통채널의 경쟁력은 더 커진다. 아직 합병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기능적 통합 작업은 진행되고 있다. 이마트24는 통합 마케팅을 비롯해 ‘노브랜드’ 기반 신규 가맹모델 출점 등을 통해 협업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롯데마트와 슈퍼가 통합돼 확실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통합 이마트도 하반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통합 경영으로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정 회장의 성과가 하반기엔 더 구체화할 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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