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3분기 영업익 절반 이상, 해외서 거둬들여"
삼양식품·빙그레 등 해외매출 증가로 실적 개선
"영업이익 확대, 해외매출 영향 큰 것으로 봐야"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식품업계가 지난 3분기에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반가운 내색을 못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라면과 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메뉴 등의 가격을 매일 점검하고, 물가관리 전담자를 지정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식음료 업계는 실적개선의 배경이 해외매출 증가에 있으며 가격 인상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14일
농심(004370)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85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3.9% 늘어난 557억원을 기록했다.
| (자료= 농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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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사업으로 거둬들였다고 설명했다. 3분기 미국법인과 중국법인 등 해외법인 영업이익 합계치인 200억원에 국내법인의 수출실적까지 합하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 2019년 29%에서 올 상반기 38%로 9%포인트 상승했다. 또 ‘먹태깡’과 ‘신라면 더 레드’ 신제품의 인기도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농심은 올 3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정상화’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며 24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에 올 3분기 영업이익 개선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삼양식품(003230)과
오뚜기(007310) 등 주요 식품업체들의 3분기 실적도 개선됐다. 삼양식품은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24.7% 늘었다. 오뚜기도 3분기 매출액 9087억원, 영업이익 829억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6%와 87.6% 증가했다.
빙그레(005180)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6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3.9%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CJ제일제당(097950)은 바이오 사업무문 실적 부진으로 3분기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식품사업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이 23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동원F&B(049770)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9.7% 늘어났다.
| 중국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불닭볶음면(사진=삼양식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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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은 대부분 해외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양식품은 매운 맛 라면의 인기가 높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수출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실적도 지난해 전체 연간수출 실적인 6057억원에 근접한 5876억원을 기록했다. 빙그레도 수익성이 높은 해외사업이 20% 이상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관리 전담자를 지정하는 등 압박이 지속되면서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영업이익 증가는 국내 매출보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 매출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