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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권오수 항소심도 혐의 부인

김윤정 기자I 2023.05.30 17:27:33

권오수 측 "1심 ''실패한 시세조종''으로 보면서 사실 오해"
檢 "일부 면소·공소기각 판단 잘못…포괄일죄로 봐야"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권오수 전 회장이 2심에서도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30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권 전 회장의 변호인은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1심은 실패한 시세조종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여러 곳에서 사실을 오인했다”며 “금융거래 정보나 사실조회를 통해 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권 전 회장 외 나머지 피고인들도 사건에 관여한 바 없다며 검찰 측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1심이 권 전 회장의 혐의를 포괄일죄로 보지 않고 일부 면소 및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며 불복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1심은 본 사안이 권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구조라는 것을 오해해 포괄일죄 법리 관련 공모·공동 정범에 배치된다고 판단했다”며 “범행 특성상 적용 법조의 구성요건으로 포괄일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이들의 범행을 5단계로 구분하고 1단계 전체와 2단계 일부 시기에 대해 면소로 판단하고, 일부 혐의는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공소를 기각한 바 있는데 이러한 판단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오는 7월 6일을 다음 공판기일로 예정했다.

권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권 전 회장과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임원 등이 주가조작 선수, 투자자문사 등과 짜고 다수 계좌를 동원해 비정상적인 거래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2000원대 후반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약 8000원까지 끌어올렸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 2월 1심은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8명 중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임원, 주가조작 선수, 증권사 직원 등 5명도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권오수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주가를 관리할 주포를 물색하고 다른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계좌를 동원해 2년 넘게 시세를 조종한 범행”이라며 “범행 기간 현실 거래 주문이 3000건 이상으로 수법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이들의 행위를 ‘실패한 시세조종’으로 판단했다. 주가 변동 폭이 크지 않고 동기와 목적 등이 달라 시세차익 추구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야권에서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주가 조작에 자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는 이 사건 특검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정치권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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