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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먹는 약 '부족', 효과 낮은 '라게브리오'라도 일단 투입

박경훈 기자I 2022.03.21 16:01:11

정은경 "식약처, 이번주 중 긴급사용승인 여부 결정"
"3월 말 라게브리오 10만명분 도입 계획"
라게브리오 입원·사망효과 30% vs 팍스로비드 88%
"최근 WHO 46%, 인도 65% 줄인다는 정보 있어"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방역당국이 기존 화이자 팍스로비드 외 머크앤컴퍼니(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10만명분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보다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진 치료제다. 하지만 당장 현장에서 먹는 치료제가 부족하자 도입 방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식약처는 이번주 중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며, 질병관리청은 식약처 검토 결과에 따라 3월 말 라게브리오 10만명분을 도입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늦어도 24일로 예상되는 식약처 승인 이후 실제 공급 일정이나 투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 청장은 “지난 11일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는 병원 금기 약물, 신장이나 간 장애 등으로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MSD사의 라게브리오 도입의 필요성을 논의했다”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라게브리오 사용을 제한적으로 권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라게브리오는 화이자 팍스로비드에 비해 투약 제한 조건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앞서 정부는 라게브리오 24만 2000명분을 선계약했다. 하지만 입원·사망 예방효과가 30% 수준으로 나타나 승인을 보류해왔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의 입원·사망 예방 효과는 88%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과 영국에서 승인된 허가사항을 보면 라게브리오는 200mg 캡슐로 총 5일간 40정을 복용한다. 하루 복용량은 4정(800mg)씩 2회다. 음식물 섭취로 인해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식·전후 모두 먹을 수 있다.

라게브리오의 낮은 효과에 대해 정 청장은 “작년 12월에 긴급사용승인을 할 때 입원 또는 사망률을 30% 정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왔으나 WHO 치료 가이드라인에선 입원을 46% 감소시킨다”며 “인도에서 최근 시행한 임상 3상시험에선 65% 줄인다는, 효과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가 별도 브리핑을 통해서 이 약물에 대한 유효성, 효과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검토 결과를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된 팍스로비드는 전날 기준 총 16만 3000명분이다. 지금까지 8만 7000명분이 투약됐다. 남은 재고량은 7만 6000명분이다. 지난 1월 14일 첫 투약을 시작으로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50대 기저질환자, 40대 기저질환자까지 투여 대상을 확대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현장에서 제때 약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정 청장은 “현재 추세로는 2주 정도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다”며 “라게브리오 물량을 추가 확보해 팍스로비드 처방이 어려운 고위험군에게 처방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화이자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 청장은 “이미 계약한 화이자 팍스로비드도 이달 말에 도입을 추진하고, 먹는 치료제 추가 구매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약사와 논의 중이다”면서 “구체적 물량은 제약사와 협의해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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