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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건강보험인 실손의료보험. 국내 보험사들이 내년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크게 인상할 예정입니다. 적자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란 이유인데요, 금융당국은 급격한 보험료 인상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0대 초반 박모씨에게 최근 한 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5년 전 월 보험료 1만8310원에 가입한 실손의료비보험이 갱신시점인 내년 5월에 4만4690원으로 오른다는 내용입니다. 보험료가 무려 2.5배 뛰는 겁니다.
60대 중반의 이모씨 역시 현재 5만4000원 정도의 보험료가 내년 4월부터 15만6000원 가까이 오를 것이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인상 안내장을 속속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부터는 내년 1월 갱신을 앞둔 2세대 표준화실손(2009년 10월 도입)과 3세대 신실손 가입자(2017년 4월 도입)가 대상입니다.
보험사들이 내년 보험료를 20% 이상 인상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3년에서 5년 보험료 인상 주기를 맞는 가입자 사이에선 보험료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올해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이 3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이 전망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적자폭이 큰 1세대 구실손과 2세대 표준화실손 보험료의 경우 법정 상한선인 25%까지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보험업계 관계자]
“도수치료나 다초점렌즈 삽입술 등 과잉진료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올해 7월 4세대 실손 출시를 앞두고) 보험료가 최대 50%까지 인상된다고 안내를 받는 소비자들이 3세대 실손으로 다수 계약 전환을 했습니다. 결국 남아있는 1·2세대 실손 의료비 가입자가 얼마 되지 않아 그 손해를 나눠 갖게 돼 보험료 폭탄이 불가피해진 겁니다.”
금융당국은 20% 인상은 지나치다는 입장입니다.
국민 3900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인데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되면 물가상승에 허덕이는 고충 또한 커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9년과 작년에도 보험사들은 20% 인상을 요구했지만 최종 인상률을 10%로 누르기도 했습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보험사와 금융당국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 최종 인상률은 이달 안에 결정돼 관련 안내문이 재발송될 예정입니다.
이데일리TV 이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