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입주물량 583가구뿐..1317가구는 예비입주자
‘허수’로 시프트 치적쌓기 급급 비판
2026년까지 7만가구 공급정책도 실현 불투명
市 “세부내용 없어”..업계 "5년내 7만가구 무리수"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핵심 주택정책인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 공급 물량을 ‘뻥튀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입주를 하지 못하는 예비입주자까지 공급물량에 포함해 수치를 부풀린 것이다. 게다가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7만가구 규모의 시프트를 공급하겠다고 한 계획도 아무런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설익은’ 정책을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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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7일부터 내년 3월 입주예정 물량으로 1900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낸 제40차 장기전세주택 입주자공고문을 확인한 결과, 실제 입주물량은 1900가구가 아닌 583가구에 불과했다. 신규공급분은 상일동 강동리엔파크13단지(339가구)와 신대방동 보라매자이(26가구) 등 365가구이고, 공가 발생분 218가구다. 나머지 1317가구는 실제 입주를 할 수 없는 예비입주자다. 서울시는 예비입주자까지 포함해 수치를 부풀렸다.
시 관계자는 “공가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 예비입주자를 선정해놓고 기존 입주자가 나가는 대로 입주시켜 공급에 속도를 내는 차원에서 이번에 예비입주자 제도를 새롭게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서울시가 발표한 전체 시프트 공급계획 역시 구체적인 내용 없이 무리한 수치만 제시한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시프트 7만가구 공급은 오세훈 시장의 공약사항이었다. 시는 7만가구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7년 도입 이래 14년간 약 3만3000가구가 공급된 시프트를 5년 동안 2배 많은 7만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시프트가 마곡 등 대규모 택지 지구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서울에 주택용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상생주택을 포함해도 5년 내 7만가구는 무리수”라며 “아무리 시장공약이라지만 실체도 없는 대책을 발표한 것은 내년 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종합계획을 세우는 단계이고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시프트 공급을 담당하는 SH의 한 관계자 역시 “확정된 건은 없으며 사업모델 수립단계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