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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코로나·남아공 폭동…삼성·LG 실적 악재로 작용하나

배진솔 기자I 2021.07.15 15:29:01

베트남 코로나19 확산에 삼성전자 공장 일시적 운영 중단
방역준비 완료 때 생산라인 가동…하루 171억원 손실 예상
남아공 폭동·약탈, 삼성·LG 물류창고 피해…수백억원 피해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의 해외 생산기지가 각각 코로나19 확산과 정치 불안정으로 피해를 입는 가운데 생산 차질에 따른 여파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루 100억원 대의 피해가 예상되며, LG전자의 경우 이미 수백억원의 피해를 봤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서 작업 중인 현지 종업원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베트남 당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14일) 베트남 호찌민시로부터 국가전략산업단지인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 내 공장을 봉쇄하고 직원들을 위한 공장 내 숙박 시설을 마련하라는 행정명령을 받았다. 최근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삼성전자 현지 공장에서 4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포함해 공단 입주 기업에서 75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공장 부지에 직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텐트를 설치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방역 관련 준비를 마치는 시점에 공단관리위원회 확인을 거쳐 생산 라인이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측은 “발빠르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호찌민시의 요구를 감당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기숙사와 대형 텐트 등을 모두 동원한다고 해도 70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모두 수용하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호찌민 공장은 연간 1900만대의 TV와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동남아 핵심 생산기지다. 삼성전자 호찌민 생산법인 SEHC(Samsung Electronics HCMC CE Complex)은 완공 첫해인 2016년만 해도 매출 2조 104억원, 당기순이익 118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액은 6조 2731만원, 당기순이익 4193억원으로 3배가량 뛰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공장을 하루 동안 멈출 경우 산술적 계산으로 약 17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이 6주간 중단하면서 3000억~400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부문은 D램 가격 상승 등 반도체 슈퍼 호황기 예고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3조 3700억원에 그쳤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폭동이 닷새째 지속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지난 13일엔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동부 콰줄루나탈주 항구도시 더반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 물류창고가 폭동에 따른 약탈과 방화로 피해를 입었다. 남아공 더반 TV 공장은 삼성전자가 2014년 약 3000억원을 투자해 남아공 현지 시장은 물론 아프리카 지역 전반에 보급하기 위해 설립했다. 삼성전자 남아공 법인 관계자는 현지 언론 테크센트럴에 “삼성전자 물류 창고와 여러 서비스센터들이 공격받았다”며 “TV, 냉장고 등 전자 제품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폭도들의 공격으로 인한 삼성전자 측 사상자는 없고, 구체적인 경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폭동 여파는 LG전자에도 피해를 입혔다. 지난 12일 더반의 LG전자 공장이 약탈당하고 공장 방화까지 일어나 생산 시설이 전소한 것이다. LG전자 남아공 더반 산업단지에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TV사업장 1개 생산라인을 운영한다. 이곳 물류창고에 보관했던 완제품과 자재까지 약탈당한 것을 고려하면 수백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무인원은 약 100명이다. 현지 직원들은 코로나19로 생산라인을 제외한 인력은 재택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명피해는 없으며 물적피해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동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던 제이컵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이 수감되자 그 지지자들이 반발해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현재 시위는 폭동으로 번져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약탈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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