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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면류관·장미창‥노트르담 화재에도 살아남았다

김은비 기자I 2019.04.17 16:16:51

예수 머리 쓴 가시면류관, 안전한 곳으로 옮겨
튜닉, 장미창도 가치 높아..루브르로 옮길 예정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유하고 있던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crown of thorns).[사진=AFP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15일(현지시각) 저녁 프랑스 파리의 최대 관광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에 큰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성당 내부에 보관하던 예술작품 대부분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트위터에 경찰과 시 정부 관계자들 덕에 “가시면류관과 튜닉, 다른 주요 작품들은 이제 안전한 곳에 옮겨졌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역사적·종교적으로 가치 있는 가톨릭 성물과 예술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관광명소 그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가시면류관(crown of thorns)’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가장 귀중한 유물로 꼽힌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나뭇가지를 원형의 다발에 엮은 가시면류관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머리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도 희생의 상징이기도 한 가시면류관은 프랑스 국왕의 왕관보다 더 가치 있는 유물로 여겨져 왔다.

기록에 따르면 가시면류관은 1239년 프랑스 왕 루이 9세가 콘스탄티노플 황제에게서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전 세계 관광객들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가시관 및 그리스도 수난 유물 경배 행사’에서 가시면류관을 볼 수 있었다.

노트르담 성당에 보관중이던 ‘튜닉(Tunic of Saint Louis)’은 13세기 루이 9세가 입었던 고대 그리스ㆍ로마식 복장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북쪽 장미창(위)과 파이프 오르간(아래)의 모습 [사진= AFP제공]
‘장미창(Rose Window)’도 살아남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남·북·서쪽 3곳에 위치해 있는 장미창은 꽃잎 무늬의 스테인드글라스 구조물이다. 이는 프랑스 고딕(Gothic)양식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창은 장엄하고 정교한 모습으로 그 중에도 걸작으로 꼽힌다. 13세기에 만들어진 이들 창은 각각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장면, 열두 사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스도의 부활 등 종교적 서사를 담고 있어 의미가 있다.

특히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는 남쪽 창은 직경이 13m에 달해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

장미창은 이번 화재 전에도 1830년 7월 혁명 때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1860년 대대적으로 보수했었다. 2차 세계대전 때도 훼손을 우려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뗐다가 종전 후 다시 설치했다.

이밖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오르간 중 하나인 15세기 파이프 오르간도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소실된 첨탑의 끝을 장식했던 수탉 청동조상도 화재 폐기물 더미에서 극적으로 회수됐다.

다만 예수가 못 박혔던 십자가(True Cross) 파편과 못(Holy Nail)은 아직 피해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또 대성당 중심 제단의 예수상, 성모가 예수를 끌어안고 슬퍼하는 14세기 피에타상을 비롯한 37개의 성모 마리아 작품 등은 일부가 그을리는 등의 피해를 보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한편, 1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크 리스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화재 발생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서 살아남은 미술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일단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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