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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도 야당 지도자(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가 ‘반문연대’를 하자고 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지금이 어느 때인데 반문연대냐, 양극단의 정치 대결 성질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원회의에서 “(보수대통합에 대해) 서로 오해와 잘못 인식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모두가 합쳐서 한 그릇에 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널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문재인 정부의 파행과 독선에 대해 통합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이라며 “한국당은 그러한 네트워크상의 중심적 위치에 서 중심성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원책 한국당 조직강화특위위원,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이 주창하던 보수대통합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월 한국당에 영입된 김 위원장은 ‘가치 재정립’를 앞세웠을 뿐, 보수통합 논의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전원책 변호사가 10월 당 조강특위위원으로 영입되며 사정이 달라졌다. 전 위원은 ‘통합전당대회’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4일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보수 통합과 보수 단일대오는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바른미래당을 그 대상으로 지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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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초선의들의 유승민 의원 초청 토론회 추진에 있어서는 “분명히 안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바른미래당의 ‘발끈’은 당 논평 차원에서도 이어졌다. 22일 당 논평에서는 “부패한 재료를 마구잡이로 섞은 것은 ‘음식물 쓰레기 더미’에 불과하다”며 한국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밖에 또다른 통합대상으로 지목되는 대한애국당마저 반발하자 김 위원장은 결국 한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했다. 대신 큰 틀에서의 보수 네트워크인 야권연대·정책공조 등을 주창하며 보수대통합론은 일단 수그러졌다. 김병준 위원장은 전 위원을 향해서도 “특위 위원인지 평론가인지 구분이 안돼 혼란이 간다”고 경고성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평소와 달리 손 대표가 강경발언을 쏟아낸 것은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다음 총선(2020년)까지 남은 시간도 많을 뿐더러 한국당이 쇄신은커녕 친박·태극기 세력까지 품으려 하는 등 탈당의 명분도 찾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