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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대국민 사과에도…5월단체 "빈껍데기 사과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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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I 2026.05.26 14:31:25

5·18공법3단체 및 5·18기념재단 기자회견
"형식적 사과는 또다른 모욕이자 기만일 뿐"
광주시민협의회 "진상조사 빠진 면피용"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탱크데이’ 마케팅 사과에도 광주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 사과문 발표 후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 이영훈 기자)
5·18공법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를 모욕한 정 회장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진정한 반성과 책임없는 형식적 사과는 상처받은 시민과 오월 영령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며 기만일 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탱크’ ‘책상에 탁’ 등 표현들을 가볍게 소비하고 논란이 커진 뒤 뒤늦게 고개숙이는 태도는 역사적 아픔에 대한 무지이자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며 “기업의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역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감수성과 책임 의식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을 향해 재차 진정성 있는 사죄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은 보여주기식 사과가 아닌 역사적 상처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며 “5·18과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재발 방지 대책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직접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책임 있는 결단과 사퇴를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 회장과 신세계그룹을 규탄했다.

협의회는 “정 회장의 사과는 진심어리지도 않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도 없는 면피용에 불과했다”며 “최소한의 진정성이라도 있다고 받아들여지려면 극우 행보로 사회적 약자들을 조롱해 온 본인의 전력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진상규명 의지가 분명했다면 수사 의뢰를 통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며 “진행 중인 2차, 3차 가해에 대한 고발조치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했지만 실질적인 조치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롱의 의미가 없었더라면 사과는 왜 하는 것인가. 여론이 좋지 않으니 거짓 사과라도 하는 것인가”라며 “결국 이번 사과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경영상의 위기를 자초한 정 회장이 상황을 모면해보려는 꼼수에 불과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5·18민주화운동 46주기 당일인 지난 18일,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 코리아가 텀블러 판매 광고를 진행하며 시작됐다. 스타벅스 측은 광고에 ‘탱크데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이벤트 페이지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포함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는 5·18 당시 계엄군의 장갑차 및 탱크 투입을 연상시키고,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공안당국의 은폐 발언(“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이를 질타했고, 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과 함께 임원진 고발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다음 날인 19일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을 광주로 보내 면담을 추진했으나 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사태가 이어지자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며 재발 방지와 내부 시스템 전면 점검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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