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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서 흐르는 강 '과천'…2년간 40% 오르고 올해 고점 더 높여

최정희 기자I 2025.03.07 16:17:46

똘똘한 한 채에 신축 아파트 오르자 구축도 덩달아 상승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즐비, 국민평형 24억 육박
과천 아파트, 이달 첫 주 0.51%↑, 2019년말 이후 최대폭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20년 신축된 과천 중앙동 푸르지오 써밋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지난 달 28일 23억 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작년 10월 21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넉 달 만에 2억 6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과천 신축 아파트가 고공행진하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구축 아파트에서도 가격이 오르며 키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과천 집값이 강남 뺨칠 정도로 오르고 있다. 과천은 지난 2년간 아파트 실거래가가 40%가량 올라 서울 강남권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였는데 올해 들어서도 추가 상승하고 고점을 높이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작년말 204.4(2017년 4분기=100)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보다 더 높았다. 이는 2022년말 대비 38.4% 오른 것이다. 이 기간 강남구가 21.8%, 서초구가 14.3%, 송파구가 24.2% 오른 것보다 더 크게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과천은 강남3구 못지 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과천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는 3월 첫째 주 전주 대비 0.51% 상승했다. 이는 2019년 셋째 주(0.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과천 아파트 매매 가격은 3월 첫째 주 기준 작년말 대비 1.2% 상승해 송파구 2.1%보다는 상승세가 낮았지만 강남구 1.3%, 서초구 1.2%와는 비슷했다.

그렇다고 고금리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던 2022년, 과천 아파트 가격이 유독 떨어진 것도 아니다. 과천 아파트 실거래가는 2022년 25.8% 하락했다. 이는 강남구(-15.8%), 서초구(-10.3%)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지만 송파구(-24.1%)와는 유사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던 2012년말 이후로 살펴보면 과천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작년말까지 12년간 223.9% 상승했다. 이는 강남구 상승률(202.8%) 뿐 아니라 서초구(174.9%), 송파구(163.7%)의 상승률도 넘어섰다.

과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강남 인접권인데다 신축 아파트가 다수 들어섰다는 데 있다. 올해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토허제)를 해제했고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강남과 인접한 과천에서도 불이 붙고 있다. 특히 올해 새 아파트를 구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천은 아직 5년이 안 된 대규모 신축 브랜드 아파트들이 즐비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과천 중앙동 푸르지오 써밋 59㎡ 아파트는 2월 20일 18억 2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강남3구 신축 아파트보다는 가격이 낮지만 구축보다는 비싼 수준이다. 2021년 신축된 과천 갈현동 자이 아파트는 99㎡가 지난 달 14일 24억 6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시기 신축된 과천 원문동 위버필드는 84㎡가 22일 22억 85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 아파트가 오르면서 구축 아파트들도 키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과천 부림동 주공 8단지는 1983년 지어진 구축 아파트지만 지난 21일 83㎡가 22억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신축 못지 않은 상승세다.

반면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하지만 이번 상승세에 분당은 크게 빛을 보지 못하는 분위기다. 3월 첫째 주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의 매매가격 지수는 전주 대비 0.02% 하락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올 들어서도 0.2% 가량 하락했다. 분당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2022년 19.8% 하락했는데 2023년, 2024년 상승률은 각각 10.9%, 8.3%로 과천보다 상승폭이 작았다. 분당도 강남 인접권이긴 구축 아파트 중심이라 가격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추가 가격 상승은 재건축 진행 여부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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