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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본토에 깃발 꽂은 우크라 "접경지 1000㎢ 장악"

조윤정 기자I 2024.08.13 17:42:17

우크라 총사령관 "상황은 우리 통제하에 있어"
푸틴 "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부 공세 계속할 것"
AP "러시아 당국, 러시아군 실책 은폐 시도"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와의 접경 지역인 쿠르스크주의 1000㎢(서울 면적의 1.65배)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탱크를 타고 러시아로 진격하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지대인 쿠르스크주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선 전역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상황은 우리 통제하에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가 이번 급습의 성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첫 번째 사례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텔레그램에 게시한 비디오에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진입했음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지휘관들의 확고한 결단력과 신속한 행동에 대해 칭찬했으나 공습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침입이 10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피난을 가게 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세를 저지하고 향후 평화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 공습이 러시아 내에서 불안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겠지만 실패했으며, 오히려 자원봉사자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군은 동우크라이나에서의 공세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선언과 달리 러시아군은 일주일 가까이 계속된 격렬한 전투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공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받은 가장 큰 공격이며, 우크라이나 군대가 주도한 첫 번째 침입이기도 하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주 주지사 대행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이 40㎞ 전선에서 12㎞ 더 진출했으며, 현재 28개의 러시아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한 “12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121명이 부상당했다”며 “약 12만 1000명의 쿠르스크 주민이 공습으로 대피하거나 자발적으로 지역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진격으로 러시아가 전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는 푸틴 대통령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AP 통신은 러시아 선전 매체들이 이번 공습을 축소하며 정부의 주민 지원 노력을 강조하고, 러시아군이 공격에 대비하지 못한 점과 신속히 반격하지 못한 점을 감추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의 퇴역 장군이자 하원의원인 안드레이 구룰레프는 “보고서에서 진실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든 것이 잘되고 있다고만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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