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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저스, 첫 조사서 `혐의 소명`만…추가 소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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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기자I 2026.02.02 12:19:40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
"1차 조사 때 증거인멸 등 혐의에 대해 소명"
산재 은폐 의혹·국회 위증 혐의도 수사 예정
재출국 가능성도 있어 조사 일정 불투명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뒤 ‘셀프 조사’를 통해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 대표가 12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고발된 혐의에 대해 소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로저스 고발된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도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할 방침으로, 추가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으로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경찰청 관계자는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로저스 대표가)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 12시간 가량 조사가 진행됐고, 조사 과정 전반에 걸쳐 고발된 혐의를 소명하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서 일한 지 1년 4개월 만에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에 대한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고발이 접수된 사건이 있는 만큼 절차에 따라서 관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부터 로저스 대표를 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31일 오전 2시 20분께 첫 조사 일정을 마쳤다. 이날 경찰은 로저스 대표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증거인멸 혐의를 집중 조사했다. 이날 조사는 경찰 제공 통역과 로저스 대표의 개인 통역사가 모두 배석한 ‘이중 통역’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조사와 진술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한편 시간적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됐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셀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 출석한 로저스 대표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지시·명령에 따라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전직 직원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로저스 대표 등 전·현직 임원 7명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으로 고발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 과방위는 다음날인 31일 고발을 의결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 씨의 모친 박미숙 씨가 1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피해자 행동의 날’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로저스 대표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020년 10월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진 장덕준씨의 과로사 증거를 은폐한 혐의도(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받고 있다. 당시 쿠팡 대표이사였던 김 의장은 전직 임원에게 “장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휴게시간을 늘려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택배노조는 장씨가 사망 전 12동안 주당 평균 58시간40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2월 장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전국택배노조는 장씨의 과로사 증거를 은폐·인멸한 혐의로 지난해 12월29일 김 의장을 고발했다.

다만 로저스 대표가 다시 출국할 가능성도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소환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경찰이 세 차레나 로저스 대표에 대한 출국 정지 신청을 했으나, 검찰은 모두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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