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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현씨는 지난달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과 손잡고 구 부회장을 비롯한 기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킨 뒤 미현씨 본인과 미현씨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시켰다.
구 전 부회장은 이에 더해 31일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고 자신의 장남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구 전 부회장 본인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냈다. 현행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해 현재 미현씨 부부에 더해 재모씨, 황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시도다.
미현씨가 이날 구 부회장에게 보낸 서한은 사실상 구 전 부회장 편에 서서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통보인 셈이다.
구 부회장은 이에 맞서 아워홈이 배당 가능 이익 5331억원을 활용해 전체 지분의 61%(1401만9520주)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의 안건을 이번 임시 주총에 올린 상태다. 그간 경영권보다는 자신의 재산권 행사에 관심을 보였던 미현씨의 지분을 아워홈이 사들여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미현씨가 대표이사 ‘셀프 추천’에 나서면서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현씨의 행보에 아워홈 내부 직원들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지난 2021년 보복 운전·배임 논란을 빚었던 구 전 부회장은 경영 능력은 물론 리더로서의 자질에 대한 임직원들의 불신이 여전히 높다. 더군다나 대표이사를 자처하고 나선 미현 씨의 경우 경영 경험이 전무한 전업주부여서다.
특히 구 부회장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아워홈의 주요 신규 사업은 물론 여러 업무협약(MOU) 진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유관 부서의 불안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노동조합(아워홈 노조)은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구 부회장 체제를 지지했다. 현재 횡령·배임 등 재판을 받고 있는 구 전 부회장에 대해선 해당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아워홈 관계자는 “총수일가의 갈등을 보면서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31일 임시 주총 결과에 대한 직원들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회사 앞에서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 행보에 반대하는 직원들의 집회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