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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외무상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당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만 만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환대를 받으며 공고한 러·북 관계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 등의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이 북한 외무상을 맞이한 것을 두고 한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완석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은 “러시아는 한국과의 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폴란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한국을 길들이기 위해 북한과 손을 잡는 비례적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균형 잡힌 외교를 펼쳐야 한다”며 “러시아에 있는 우리 기업이 다 철수하면 그건 결국 중국 경제에 종속된다. 워싱턴에 이런 걸 잘 이야기해서 한국이 완충작용 할 수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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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초부터 남한을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나오는 것도 결국 러시아와 중국이 방패막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를 적정 수준의 협력 관계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북한의 안보 위협을 더 확장시킬 수 있다”며 “한미일 공조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러시아를 움직일 수 있는 경제적 협력이나 어떤 수단을 활용해서라도 우리 편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 러·북 군사협력과 경제교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 등 무기를 공급했다. 이에 러시아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는데 기술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북한과 손잡고 관광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100여명 규모 인원이 다음달 9~12일 3박4일 동안 평양을 관광하고 원산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러시아의 재건 등을 도와줄 해외 노동자 파견도 준비하고 있다. 러·북은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다방면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북 간에 고위급 교류가 계속 있는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불법적인 거래가 있을 걸로 우려된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노동자를 보내는 등 정황을 유의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