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 시각) NBC뉴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같은 소동은 지난 9일 오전 6시쯤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갤러리 앞 보도에서 발생했다. 당시 그곳에는 여성 노숙자 한 명이 가로수에 기대 앉아 쉬고 있었다. 이때 갤러리 주인인 콜리어 그윈은 정원용 호스를 꺼내들고 다가왔고, 이어 여성의 얼굴과 몸에 가차 없이 물을 쏘아댔다.
여성이 손을 허공으로 뻗어 허우적대며 괴로워했지만 그윈은 물 쏘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갤러리 앞 울타리에 기대 한쪽 다리를 꼰 채 태연하게 물을 뿌렸다. 이에 여성은 추운 겨울 날씨에 온몸이 젖고 말았다. 그윈은 물 쏘기를 멈춘 뒤에는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여성에게 가라고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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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는 “케이터링 주문 배달을 가는 길에 이 모습을 봤다. 갤러리 사장은 마치 나무에 물을 주듯 물을 뿌려댔다”며 “전에도 이 여성을 몇 번 본 적 있는데 늘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길에서 잠만 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그날 비가 왔고 추웠기 때문에 갤러리 사장의 행동이 더 잔인해보였다”며 “여성은 ‘좋다. 움직이겠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를 접한 그윈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숙자에게 물을 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 “나는 이곳에서 40년 이상 있었다. 여기에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사람처럼 10일 동안 머물며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제 그 여성이 쓰레기통을 뒤지길래 거리를 청소해야 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며 “그러자 여성은 나에게 고함을 지르고 침을 뱉었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어서 물을 뿌려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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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노숙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국은 노숙자 텐트촌을 철거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지만, 지난달 연방법원이 노숙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금지됐다. 당시 법원은 텐트촌 철거가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해, 노숙자 보호소에 충분한 거처를 마련할 수 있을 때까지 당국의 철거 조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윈의 갤러리는 지난 198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미국의 억만장자로 알려진 고(故) 데이비드 록펠러, 유명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 등 일류 고객들도 많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