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4일 발표했다. 택시기사 소득을 높이고 관련 규제를 풀어 택시 공급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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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서 심야택시 호출 시 기본료 1만1720원
현재 3000원인 심야 택시 호출료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에 한해 최고 5000원까지 오른다. 호출료는 90%까지 택시기사에게 지급한다. 국토부는 탄력 호출료로 택시기사 소득이 월 25만~35만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호출료까지 인상하면 이용자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이미 연말·연초 택시 요금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내년 2월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올 12월엔 현재 20%인 심야 할증률도 최고 40%까지 오른다. 이런 방안을 확정하면 내년 2월부터는 심야 시간 서울 택시 기본요금과 호출료가 총 7560원에서 1만1720원까지 오를 수 있다. 국토부도 이런 고민때문에 내년 서울시가 기본요금을 올리면 탄력 호출료 범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택시업계 “호출료 더 올려달라”
반면 택시업계에선 호출료 상한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택시업계에선 호출료를 8000원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서울 시내 택시 기본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는 “호출료 2000원을 올린 것으로 택시 기사들이 돌아올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기본요금을 올려도 원가 수준”이라며 “요금을 대폭 올려야 소비자가 돌아온다”고 했다.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인택시 부제(일정한 간격마다 휴무를 강제하는 제도)도 전면 해제한다. 택시난이 심한 서울에선 이달부터 부제를 전면적으로 풀기로 했다. 국토부는 공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택시업계에 야간 운행조 운영도 요청할 계획이다. 부제 해제 효과에 대해선 국토부와 서울시 추산이 엇갈린다. 국토부는 부제 해제로 심야 택시 공급이 3000대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서울시는 500~600대 순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마지못해 부제 해제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플랫폼 택시 규제 완화 추진
국토부는 중·장기적으로 택시 관련 규제 완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타다 베이직·우티 등 타입1 플랫폼 택시(택시 면허 없이 렌터카를 빌려 운행하는 유사 택시)가 대표적이다. 현재 타입1 플랫폼 택시는 국토부에서 매출의 5%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하는데 국토부는 이 중 기여금 비율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심야 출·퇴근 서비스 △수요 대응형 모델 등 일반 택시와 차별화를 전제로 신규 허가도 적극적으로 내주기로 했다.
국토부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겠다고 한 택시 리스제(일종의 도급 택시·개인이 법인 소유 택시를 빌려 영업하는 제도)와 전액 관리제(법인택시 기사가 운행 수입을 회사에 전액 납부하고 월급을 받는 제도)도 또 다른 불씨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법인택시 업계에선 택시 리스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택시 운행 실적에 맞춰 기사가 수입을 가져갈 수 있도록 전액 관리제 대신 사납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안기정 연구위원은 “택시 기사의 열악한 처우 때문에 도급 택시가 금지되고 전액 관리제가 도입됐는데 이를 바꾸자는 건 과거로 돌아가는 개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인택시 업계에서도 택시 면허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해 택시 리스제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