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한신 합천군의원은 21일 합천군천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2년째 영면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해 안장 문제에 합천군이 나서야 할 때”라며 “김윤철 군수가 유족을 만나 유해를 합천군에 모시자는 제안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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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의원은 “정치적 의도는 없다”면서도 “군민 모두가 한때 고향 출신 대통령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느냐. 지금도 누가 뭐라해도 전 전 대통령은 합천 출신 대통령이다. 출신 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씨의 역사적 평가에 묻는 기자 질문에 대해선 “평가는 역사에 맡기겠다. 개인적으로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기지회견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는 곧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전씨의 호를 딴 합천군 ‘일해공원’의 명칭 변경을 추진 중인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국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어처구니가 없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헌법을 짓밟더라도 국민을 총칼로 무참히 살해했더라도 민주주의 권리를 빼앗았더라도 고향 출신이면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가”라며 “전두환 유해가 연희동에 머물러 있는 게 못 참을 아픔이라면 이 의원 집 마당에 안장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의원에 대해선 “사과하고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현명한 선택이다. 앞으로 책임을 묻는 화동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초 전씨 유족들은 ‘파주 땅에 묻히고 싶다’던 고인의 유언에 따라 파주 장산리에 안장을 추진했으나 토지주가 땅을 팔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파주 안장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시민단체들은 “(장산리 뿐 아니라)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전씨는 지난 1997년 대법원에서 군사반란죄·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아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현재 유해는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 보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