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후 10년만에 해양생태계 다시 살아났다

박진환 기자I 2017.12.07 16:11:08

2007년 충남 태안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1만㎘ 유출
충남연구원, 지난 10년 해안 환경 변화연구 보고서 발표
자원봉사자 헌신과 빠른 초기방제…생태계 복원 원동력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만리포 인근 해상에서 대형 유조선이 해상크레인과 부딪혀 원유 1만 2547㎘가 서해바다로 유출되는 최악의 해상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당시 피해 상황.
사진=충남도 제공
[태안=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2007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사상 최악의 해상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 만에 해양 생태계가 빠르게 복원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의 만리포 인근 해상에서 대형 유조선이 해상크레인과 충돌하면서 원유 1만 2547㎘가 서해로 유출되는 최악의 해상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해양 생태계가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 예측과 달리 10년이 지난 현재 해양 생태계 대부분이 원상회복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충남연구원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 윤종주 전임책임연구원 등 연구진은 7일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후 10년 동안의 충남도 해안환경 변화’ 보고서를 제작·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 내 유류오염 회복에는 1년, 퇴적물 유류오염 및 잔존 유징(기름의 흔적) 회복과 해양생물 내 독성물질 축적 회복에는 2~3년, 저서동물의 종수 및 종다양성 회복에는 3~4년 정도가 각각 소요됐다.

이후에는 사고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태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잔존 유징은 사고 직후 69.2%의 ‘심각’ 단계에서 현재 0%로 사라졌으며, ‘우려’도 17.6%에서 4.13%로 급감한 상태다.

종 다양성은 사고 직후 5종이었던 불가사리, 고동 등 대형 저서동물이 현재 57종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사고 직후 0.5였던 종 다양성 지수가 현재 3.1로 높아진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사고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는 사고 직후 59%에서 지난해 39%로 급감했으며, 이 지역에 대한 순수 해안탐방 목적의 관광객 비율도 사고 이후 최저 16%에서 지난해 50%로 급증했다.

충남연구원 연구진은 “대규모 유류 유출사고 직후 이어진 120만명 이상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활동과 민·관·군의 빠른 초기방제 대응이 생태계 복원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윤종주 연구원은 “대규모 해양오염사고 발생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는 만큼 재발에 대비한 재난대응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제 참가 인력의 위해환경 노출에 대한 보건 환경적 대책마련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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