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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덴마크 경찰이 1일(현지시간) 정씨를 포함한 4명을 올보르그시의 한 주택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는 전문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특검은 “정씨의 신속한 송환을 위해관계기관과 협조 중”이라고 전했다. 정씨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검찰과 특검의 귀국요청을 거부한 채 독일 등 유럽 등지에서 도피해왔다.
◇ 이대비리 주요 증거 확보한 특검…정씨 조사로 수사 가속화 전망
정씨와 연관된 첫 번째 의혹은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다.
앞서 이화여대를 감사한 교육부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정씨가 특기자전형 원서가 마감된 지 5일 지난 뒤에 아시안게임 수상실적을 제출했음에도 이를 입학평가에 반영했다.
또 면접고사장 내 메달 반입이 금지돼 있음에도 들고 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일부 면접위원들은 정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조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씨는 지난해 1학기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 학점 및 출석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학사특혜에 전방위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 류철균(51)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를 지난달 31일 업무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이 류 교수를 긴급체포한 것은 류 교수가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주요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29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관련 사무실과 최경희 전 총장 등 핵심 관련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방위 강제수사를 벌였다. 특검이 ‘의혹의 당사자’인 정씨까지 직접 수사할 경우 관련 의혹 규명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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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와 관련한 특검 수사의 또다른 한 축은 삼성이 연루돼 있는 승마비리다. 정씨는 삼성그룹을 통해 수십억대의 불법적인 승마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6개 계열사를 통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약 200억원을 출연한 것과 별도로 최씨가 소유한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정씨 승마지원 명목으로 약 220억원을 지원키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계약을 해지하기 전까지 실제로 약 78억원을 최씨 측에 보냈다.
또 삼성이 회장사인 대한승마협회는 한국마사회와 함께 정씨만을 위한 지원계획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었다
로드맵에는 회장사인 삼성이 4년간 186억원의 후원금을 내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이 최씨 모녀 측에게 부정 지원한 근거는 모두 ‘승마’와 연관돼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지원을 받은 정씨를 특검이 대면 조사하게 되면 뇌물죄 수사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씨를 직접 조사한다면 뇌물죄 수사가 훨씬 용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씨에 대한 수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최씨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최씨는 홀로 조사를 받기 위해 유럽에서 귀국하는 등 정씨 보호에 신경을 썼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최씨가 정씨를 보호하기 위해 특검 수사에 협조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씨의 빠른 송환을 위해 특검은 덴마크 대사를 통해 정씨와 접촉, 자진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특검은 범죄인인도청구나 또는 여권무효화 조치 등도 진행 중이나 이 방법들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는 범죄인인도 청구에 반발, 송환거부 소송을 벌이면서 2년 반 넘게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덴마크 대사가 접촉해서 정씨를 자진 귀국하게 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