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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에 자리 뺏겨" 공포만으로…트럭운전사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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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8.10 14: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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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시범 운영 지역서 상용차 운전자들에 변화
청년층 중심으로 대형상업용운전면화 신규 취득 감소
현직 트럭기사는 일 더하고 주담대 줄여…술·담배도 늘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영화 속 이야기로만 느껴지던 자율주행 트럭이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하자 현직 트럭 운전기사들의 일상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기술이 완전히 상용화 돼 실제로 일자리를 빼앗기 전, ‘미래에 내 직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문과 공포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삶이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미 연구진의 연구결과, 미래 직업이 대체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노동시장과 노동자들에 실제 변화가 나타났다. (사진= AFP)
미 연구진의 연구결과, 미래 직업이 대체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노동시장과 노동자들에 실제 변화가 나타났다. (사진= AFP)
“어차피 사라질 직업인데”…청년층 트럭 면허 취득 급감

한국은행 워싱턴 주재원이 최근 소개한 미 밴더빌트대 연구진의 논문 ‘길의 끝인가? 자율주행차와 고용 대체 위험(End of the Road? Autonomous Vehicles and Displacement Risk)’에 따르면 자율주행 시범 운행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신규 진입자의 감소다. 자율주행 트럭 시범 운행이 빈번한 지역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율주행 소식을 자주 접한 지역에서는 대형 상업용 운전면허(CDL)를 새로 따려는 사람들이 유의미하게 줄었다.

로봇택시가 운행을 하는 캘리포니아주의 상업용 운전면허 비중은 자율주행차량이 운행되기 전보다 0.6~1.0%포인트 줄었다. SNS를 통한 간접 노출이 많은 뉴욕주는 자율주행차량인식(노출)이 1표준편차 높아질 때 상업용 운전면호 취득 비중은 0.23%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민감도가 높았다. 42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상업용 운전면호 취즉 비중이 0.41%포인트 낮아졌다.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일해야 하는 젊은이들일수록 ‘어차피 AI와 로봇에 대체될 직업에 내 청춘을 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다. 기술이 실제로 완성되기도 전에 노동 공급이 먼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신호등 앞에서 웨이모 로보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AFP)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신호등 앞에서 웨이모 로보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AFP)
현직 기사들은 고육지책…저축 더하고, 빚은 안 낸다

이미 운전대를 잡고 있어 당장 직업을 바꾸기 힘든 현직 기사들은 가까운 미래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삶의 패턴을 바꿨다.

우선 잔업을 더 하는 등 일하는 시간을 더 늘렸다.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인식이 1표준편차 높은 지역의 트럭 운전자들은 주당근로 시간이 1% 증가했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일할 수 있을 때 벌어 ‘비상금(Buffer Stock)’을 모아두려는 예비적 저축 행동이다.

반면 집을 사는 등의 큰 빚은 지지 않으려 했다. 자율주행 위협에 크게 노출된 지역의 운전자들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을 줄였다. 미래의 소득이 불확실해지자 장기적인 경제적 약속을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제든 기계(기술)에 대체될 수 있다는 막연한 걱정은 정신적인 부담으로도 작용했다. 연구진이 가구별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율주행 노출도가 높은 지역의 트럭 운전사 가구는 술과 담배 지출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적 실직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스트레스 해소성 소비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한은 워싱턴 주재원은 “자율주행 기술의 충격은 실제 대량 해고가 일어나기 전 노동자들의 인식 변화를 통해 가계 노동 공급, 부채 관리 등에 변화를 유발한다”며 “자동화 기술 진전에 따른 충격을 예상할 때 이와 같은 가계의 선제적행태변화를 감안하여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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