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모기업, 코인거래소 OKX 지분인수…월가·크립토 결합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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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3.06 10:26:02

NYSE 소유한 ICE, 중국계 OKX 지분 3000억원 어치 인수
"온체인 인프라 구축 위해 최고 기업들 찾아 협력하는 중"
OKX 코인 데이터로 선물 개발…선물 토큰증권 OKX가 유통
코인거래소 크라켄도 연준 핵심결제시스템 접근 권한 확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 기업인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가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OKX 지분을 인수했다.

ICE는 OKX의 가상자산 가격 데이터를 활용해 선물상품을 개발하고, 1억명 이상의 고객을 가지고 있는 OKX는 자체 거래 플랫폼으로 이 선물상품은 물론 여타 토큰화 증권들을 유통시키는 협력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월가 전통금융과 크립토 금융 사이의 결합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회사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NYSE를 보유한 ICE가 약 2억달러(원화 약 2950억원)를 OKX에 지분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에서 OKX의 기업가치는 250억달러(원화 약 36조9000억원)로 평가됐다.

이 같은 지분 투자로 ICE가 OKX 이사회 의석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ICE와 OKX 측도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OKX가 약 1년 전 미국 고객들의 거래를 라이선스 없이 1조달러 넘게 처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중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약 5억4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이후 이뤄진 것이다.

하이더 라피크 OKX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투자와 ICE의 이사회 참여는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며 “우리는 규제 틀 안에서 일하는 다른 기업들과 협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ICE는 미국 규제를 받는 선물 상품 출시를 위해 OKX의 현물 가상자산 가격 데이터를 라이선스하기로 했다고 양사 경영진은 밝혔다. OKX는 해당 상품과 토큰화 주식을 자사 약 1억2000만 명의 고객에게 유통할 계획이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외 지역에 있다. OKX와 달리 NYSE는 소비자 대상 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또한 양사는 ICE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기반 선물 접근성을 제공하고, OKX 고객들에게는 NYSE 플랫폼에서 토큰화 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등을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NYSE는 올해 토큰화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거래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나스닥 역시 자사 거래소에서 토큰화된 주식 거래를 허용받기 위해 규제 당국의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업계는 친(親)가상자산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 아래 월가와의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번 주 초에는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이 자사 은행 부문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핵심 결제 시스템에 접근 권한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니어스법(Genius Act) 통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틀도 마련됐다.

ICE의 전략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블라우그룬드는 “온체인 인프라는 앞으로 거래, 청산, 결제, 자본 형성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계획은 이런 해법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혹은 이러한 최전선 역량을 구축 중인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찾아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CE는 지난해 2024년 미국 대선 기간 급부상한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양사는 향후 토큰화 관련 사업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OKX에 대한 이번 투자는 미국 자본시장의 오랜 관문 역할을 해온 전통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인프라를 금융 시스템의 핵심 구조 안으로 편입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라우그룬드 부사장은 “우리는 양 조직 모두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서로의 DNA를 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OKX는 원래 OKEx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2017년 쉬밍싱이 설립했다. 그는 그보다 앞서 중국에서 OKCoin이라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출범시켰는데, 당시 중국은 디지털자산 거래를 주도하던 시기였다. OKX의 유죄 인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에 이뤄졌는데,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강경한 규제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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