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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재앙 될 것” 경고
라다포 보건국장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백신 의무화는 국민을 노예처럼 대하는 행위”라며 “정부가 타인의 신체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는 신이 주신 선물이며, 무엇을 넣을지 결정하는 것은 개인과 신의 관계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다포 국장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유해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관련 규제 기관에 이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수돗물의 불소소독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라다포 국장은 관할권 내 약 6종의 백신 의무화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대상은 명시하지 않았다. 추가적인 백신 의무화 폐지를 위해서는 공화당이 현재 장악한 플로리다 주 의회의 협력이 필요한데, 현재 플로리다 주 의회는 내년 1월까지 휴회 상태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같은 플로리다주 조치가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미감염병학회 회장인 티나 탄 박사는 “예방 가능한 질병의 다발적 유행이 발생하고 그 질병들이 가정으로 퍼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백신 의무화가 폐지되면 어린이집 등에서의 접종 요구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면역저하자의 건강과 생명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로리다는 미국 내 대표적 관광지로,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감염병이 다른 주로 번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 백신 정책 변화에 우려를 품은 전문가들과 함께 ‘백신 진실성 프로젝트(Vaccine Integrity Project)’를 조직 중인 미네소타대학교의 감염병 전문가 마이클 오스터홈 박사는 “이 결정은 무책임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플로리다주, 트럼프 보건정책 실험장으로
플로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정치적 본진’이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거점으로 공화당 내 영향력을 행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비판하며 마스크·백신 의무화에 반대해왔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오랫동안 백신 접종이 자폐증 증가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올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단을 해임하고 자신의 입장에 동조하는 인물을 채워넣었다. 백신 의무화 폐지를 막으려던 CDC 국장은 경질됐고, 네 명의 고위 간부들이 과학적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사임했다.
플로리다주의 이같은 조치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발을 맞춘 것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케네디 장관의 보건의료 정책 방향에 플로리다주를 맞추기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입법안 마련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흐름은 실제 미국 백신 접종률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CDC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 유치원생들의 홍역·디프테리아·소아마비 백신 접종률은 하락했고, 홍역은 2000년 근절 선언 이후 가장 많은 월별 확진자가 보고됐다
플로리다에서는 2024~2025학년 유치원생의 5.1%인 1만 1287명이 하나 이상의 백신 접종을 면제받았다. 이는 비율상으로는 다른 주와 비슷하지만 절대 숫자로는 텍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결국 이번 조치로 플로리다는 트럼프주의 보건 정책 실험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셈이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단순한 보건정책 변화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플로리다주의 급진적 움직임과 달리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서부 해안 3개 주는 ‘서부 해안 보건 동맹’을 출범해 백신 권고안을 공동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 주는 향후 의료 전문가 단체의 조언에 따라 접종 권고안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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