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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표

판결문 사본 개인정보를 다른 용도 사용…대법 "처벌 불가"

성주원 기자I 2025.04.01 12:00:00

형사사건 판결문 사본을 민사소송 탄원서에 첨부
1심 벌금 70만원, 2심 항소 기각…대법 파기환송
"재판사무 담당 법원은 ''개인정보처리자'' 아냐"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형사재판 기록을 열람·복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재판사무를 수행할 때는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미다.

사진=미드저니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1962년생 A씨는 2020년 7월 13일 자신의 형사사건 재판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재판기록 열람·복사 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공동 피고인인 B씨의 성명, 생년월일, 전과사실이 기재된 다른 사건 판결문 사본을 제공받았다.

A씨는 2022년 8월 23일 별도 진행 중이던 B씨와의 민사소송에서 이 판결문 사본을 탄원서에 첨부해 제출했다. 이에 A씨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2023년 7월 20일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법원으로부터 B씨의 개인정보가 담긴 판결문을 제공받아 원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이용했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2심은 지난해 12월 13일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정보주체인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과 유리한 사정(이종 범죄로 인한 벌금형의 처벌전력만 있는 점 등)을 종합해 1심의 양형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는 피고인이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성립할 수 있다”며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기관’으로서의 법원과 ‘재판사무를 처리하는 기관’으로서의 법원은 업무 목적과 내용 등에서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개개의 사건에 대해 재판사무를 담당하는 법원(수소법원)은 ‘개인정보처리자’에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재판사무의 주체로서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증거나 서면의 일부 등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하더라도,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형사소송법 제35조 제1항에서 피고인은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피고인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재판사무를 담당하는 법원이 피고인의 신청에 따라 재판기록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했더라도 ‘개인정보처리자’로서 개인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대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의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재판사무를 수행하는 법원과 행정사무를 수행하는 법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 적용 범위를 구체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12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하고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다루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므로, 이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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