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5.3%”…정책 효과 기대하는 中[e차이나]

이명철 기자I 2024.06.04 17:35:48

中 관영 매체 “‘5.3%’ 1Q와 같은 성장률 나타낼 것”
5·17 부동산 대책·초장기 특별국채·이구환신 정책 효과
소비·투자 등 일부지표 부진…한은 “성장세 완만할 것”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2분기에도 견조한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가 예상만큼 살아나고 있지는 않지만 초장기 특별 국채와 부동산 대책 등 정책 지원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조만간 발표될 수출입과 소비자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수출용 중국 자동차를 싣기 위한 화물선이 정박 중이다. (사진=AFP)


◇잇단 中 정책 지원, 부동산 회복 가능할까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경제 분석가들은 중국 경제가 2분기 꾸준한 성장을 이룰 것이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와 같은 약 5.3%로 전망한다”고 4일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2분기 성장률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약 5%로 설정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5.3%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간다고 본 것이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동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7일 생애 최초 및 두 번째 주택 구매자에게 상업 대출 금리 하한선을 철폐하는 등 이른바 ‘5·17 대책’을 발표했다.

또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와 항저우·시안 같은 대도시들이 주택 구매 제한을 일부 또는 완전 폐지하며 주택 구매 수요를 진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1조위안(약 190조원) 규모 특별 국채 발행을 시작해 이달 3일까지 800억위안(약 15조원)이 발행을 마쳤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특별국채가 주요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내수 활성화, 고용 증대, 주민 소득 증대, 시장 소비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비·소비재 보상 판매인 이구환신도 각 지역에서 본격 추진되고 있다. 상하이시는 2027년까지 산업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4000억위안(약 7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선전시는 보상 판매를 위해 10억위안(약 1900억원) 규모 기금을 마련했다.

최신 경제지표를 보면 경기 회복 기대감도 엿보인다. 전날에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됐는데 5월 51.7로 확장 국면을 나타내며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간 지표인 차이신 제조업 PMI는 주로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를 의미한다.

중국 베이징의 한 주거단지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5월 소비자물가, 생산·소비 지표 등 주목

일부 지표는 중국 경제 상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2.3% 늘어 시장 예상치(3.7%)와 전월 증가폭(3.1%)을 밑돌았다. 올해 1~4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했다. 1~3% 증가폭(4.5%)보다 낮았다. 4월 들어 투자 활동이 저조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국제경영경제대학 중국 개방경제연구원의 리창안 교수는 “이번 분기에 시행한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투자, 소비, 무역이 개선되고 있다”며 “일부 수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이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상당히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으로 나올 주요 지표의 향방이 관건이다. 오는 7일에는 5월 중국 수출입·무역수지가 공개되고 12일에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이달 중순에는 5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공개되는데 이를 통해 2분기 경제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최근 ‘중국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올해 4% 후반 성장에 그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향후 중국 경제는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 지원에 힘입어 제조업 생산과 인프라 투자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으나 부동산 경기 부진, 공급 과잉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성장세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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