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금감원, 내주 조직혁신으로 소비자보호 박차

이수빈 기자I 2025.09.26 15:31:04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철회로 안정 찾은 금감원
업무 전반에 '금융소비자보호' 최우선 둘 계획
내년 1월 공운위의 공공기관 재지정에도 촉각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백지화되면서 한숨 돌린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현행 체계와 감독 관행이 금융소비자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출발한 만큼 금감원 자체적으로 전반적인 조직 혁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로비에 내려둔 자신의 명패를 찾고 있다. 앞서 금감원 직원들은 지난 11일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및 공공기관 지정 등 조직개편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명패를 로비에 배치한 바 있다.(사진=이수빈 기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주 초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춘 자체 조직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감독·검사 기능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업무 과정 전반에서 소비자보호가 실천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구조를 손 볼 방침이다. 각 업권별 감독 부문에 소비자보호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앞서 지난 25일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은 긴급 회의를 열어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전격 철회하기로 했다. 금융 관련 정부 조직을 6개월 이상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경제위기 극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지난 7일 정부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포함한 정부조직법을 발표한 후 노조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해왔다.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는 금융소비자보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대 핵심 의제로 삼았다. 다만 그간 금감원이 국민 눈높이에 맞춘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수긍했다. 윤태완 비상대책위원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 철회 발표 직후 “금소원 신설이 보류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하겠다는 업무혁신 의지를 표명한 금감원 직원들의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비대위는 우리의 모든 업무가 금융소비자보호를 중심으로 집행·실행될 수 있도록 기본에서부터 변화하는 큰판짜기를 적극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는 당분간 활동을 이어가며 금감원 업무 프로세스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도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상대책위는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이찬진 금감원장이 복귀하는 대로 이 같은 뜻을 전달하고, 최근 진행 중인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태스크포스(TF)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는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다. 공공기관 지정은 정부조직법 등에 근거하지 않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결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 회계연도 개시 후 1개월 이내에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법률 개정 없이도 금융감독 체계에서 소비자보호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비대위 역시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판단, 내년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결정 전까지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금감원의 독립성·중립성 보장은 다툼 없는 진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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