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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아닌 요원 빼내라” “계몽령”…패러디 쏟아졌다

권혜미 기자I 2025.01.24 15:05:57

23일 尹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
김용현 장관 증인 출석…발언 화제
“국회요원” 野중심으로 패러디 생성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군 병력)을 끌어낼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하자 야권 측에서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4차 변론기일에서 첫 증인으로 채택된 김 전 장관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사진=SNS 캡처
이날 김 전 장관을 직접 신문한 윤 대통령 측은 “국회 독재가 망국적 위기 상황의 주범이라는 차원에서 질서 유지와 상징성 측면에서 군을 투입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그렇습니다”라고 수긍했고, 특히 “(국회에서)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게 ‘의원’을 빼내라고 한 걸로 둔갑된 것이죠”라는 윤 대통령 측의 질의에 김 전 장관은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해당 발언이 보도된 후 일부 정치인과 누리꾼들은 조롱 섞인 패러디를 쏟아냈다.

24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진과 함께 “은평갑 국회 ‘요원’ 박주민”이라고 적힌 글을 올렸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춘천·철원·화천·양구(갑) 국회 ‘요원’ 허영”이라고 적힌 명함 사진을 올리며 “명함을 바꿔야 하나”라고 했다.

사진=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SNS, 엑스(X구 트위터)
사진=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SNS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국회요원 박지원입니다”라며 “손바닥에 왕자로 이미 입증된 ‘왕 법꾸라지’ 윤석열과 김용현의 말 맞추기는 지적 수준을 의심케하는 저질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김윤 의원도 SNS에 “내가 국회요원인지 정말 몰랐어요”라고 적었다.

이재정 의원은 ‘국회요원증’으로 합성한 네임판을 공유하면서 “저는 국회 ‘의원’ 아닌 ‘요원’입니다”라고 했다.

이 외에도 누리꾼들은 국회의원 배지를 국회‘요원’ 배지로 합성한 사진과 9호선 국회의사당역 출구를 ‘국회요원당’역으로 합성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또한 전날 재판 중 등장한 ‘계몽령’이라는 단어도 구설에 올랐다. 윤 대통령 측 조대현 변호사(전 헌법재판관)는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 표현하며 “국민들은 이 사건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비상계엄은 처음부터 반나절이었고,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계몽령’은 극우 유튜버들과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상계엄 선포로 어리석은 국민들이 깨어났다’는 의미로 먼저 쓰인 단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다’ 무슨 SNL도 아니고”라며 “헌정 질서와 관련된 심판을 하는 헌법재판소의 대심판정에서 그런 식의 말장난을 가지고 본인들의 위헌·위법한 행위들이 덮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정말로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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