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년 연장 등 고령화에 대한 대책 없이 단순히 대출기간만 늘리면 주담대가 미래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9일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제31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해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서민 주거안정 차원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시범공급하는 등 초장기 주담대의 단계적 도입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말했다.
40년 주담대 화두를 꺼낸 곳은 야당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3억원 짜리 아파트 구매하기 위해 보금자리대출 2억1000만원(LTV·담보인정비율 70%)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30년 상환 기준으로는 월 83만5000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기간을 40년으로 늘리면 월 상환비는 70만2000원으로 줄어든다. 전국 월세 평균이 71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월세보다 금액이 낮다.
물론 이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총액은 3000만원 가량 더 내야 하지만, 매달 갚아야 하는 부담은 확 줄어든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임대주택에만 살라고 할 게 아니라 자기 집을 가진 청년들이 많아져야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다”면서 40년 주담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국회는 2021년 예산안 부대의견에 ‘40년 이상 장기 모기지 공급 방안 검토’를 단서조항으로 넣었다. 금융위가 초장기 주담대 도입을 검토하라는 압박이다.
정부도 공감대를 이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분위기만 된다면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긴 호흡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의식 구조나 문화가 된다면 가능할 것”이라면서 “장기적 시점에서 연구해보겠다”고 말했다.
|
국회뿐 아니라 정부도 공식화한 만큼, 40년 이상 초장기 주담대 공급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초장기 주담대를 먼저 도입한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의 지역에서 지난 2006년부터 50년 만기 모기지를 도입했다. 일정 소득 기준을 맞추면 만기 30년짜리 주담대를 40~50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는 지난해 ‘플랫(Flat)50’을 도입, 정부의 장기우량주택 기준에 맞으면 부동산 가격의 최대 90%까지 50년에 걸쳐 나눠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30~35%다. 만 44세 미만까지만 신청할 수 있는 이 제도는 대출기간을 ‘50년 분할 상환’이나 ‘80세가 될 때 상황’ 중에서 더 짧은 기간으로 적용한다. 만 30세 미만이면 50년에 나눠 상환할 수 있다. 부모가 못다 갚은 주담대를 자식이 갚도록 하는 ‘2대 변제’를 신청하면 연령제한 없이도 가입할 수 있다.
주택을 직접 지어 장기간 거주하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학군이나 직장 이동에 따라 이사가 잦은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 제도란 지적도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우리나라는 길게 하는 모기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년이 지나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30세에 결혼하고 40년 주담대로 주택을 살 경우를 가정하면 70세까지 빚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정년은 60세다. 평생직장이 흔하지 않은 시대인 만큼 대다수는 중도에 그만둔다. 직장을 유지한다고 해도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에 적용되는 경우도 많다. 정부가 노인들의 소득공백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기간만 늘렸다가 대규모 미상환 문제가 날 수도 있다는 게 구멍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실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연령대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금융기관이 부실을 떠안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면서 “고령화 대책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년 ‘흉물' 골프장에 1000가구…서울 유일 신규택지 가보니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400377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