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데일리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확인한 결과 12개 주요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현재 임기가 만료됐거나 이달 말까지 만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이 8곳으로 가장 많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2곳,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가 각각 1곳이었다.
산업부 산하기관의 경우 추석 당일인 오는 15일부터 한국산업단지공단(강남훈), 한국남동발전(허엽), 한국서부발전(조인국), 대한석탄공사(권혁수), 한국수력원자력(조석) 순으로 잇따라 기관장 임기가 끝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정재훈), 한국에너지공단(변종립), 전략물자관리원(김인관)은 이미 기관장 임기가 만료됐지만 차기 기관장이 결정 안 돼 직을 유지 중이다.
농림부 산하기관의 경우에는 이상무 한국농어촌 공사 사장의 임기가 추석 다음 날인 16일까지다. 김재수 전 사장이 농림부 장관으로 임명돼 임기가 종료되면서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직은 공모를 앞두고 있다.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과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오는 30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외에도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등 공석인 자리까지 포함하면 교체 예정인 기관장 자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공공기관장 자리는 처우가 좋아 경쟁이 치열하다.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사장의 평균 연봉은 2014년(1억5440만원)보다 17.8% 늘어난 1억8198만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2012~2014년) 연봉 상위 10개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3억6547만원으로 올해 대통령 연봉(2억1201만원)보다 높다.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기관장은 기본연봉의 120%(공기업 기준)까지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기관장은 공공기관 주주총회나 주무부처 심의·제청 등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3년 임기가 보장되고 1년 연임도 가능하다. 기관장 손을 거치는 연간 매출도 수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이 남동·서부발전은 각각 4조원, 한수원은 10조원이 넘는 공기업이다.
그동안 이들 공공기관장 자리 상당수는 주무부처 고위관료들이 내려왔다. 산업단지공단, 한수원, KIAT, 에너지공단, 전략물자관리원, 농어촌공사, 근로복지공단 등 현직 기관장들 모두 주무부처 고위공무원 출신들이다. 한국전력(015760) 자회사인 남동·서부발전의 사장은 한전 출신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공공기관장 자리가 고위관료들의 독차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김성회 전 사장의 총선 출마로 공석이었던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직에 산업부 출신 김경원 사장이 임명됐다. 총선에 출마한 최연혜 전 사장에 이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7대 사장에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출신 홍순만 전 인천시 경제부시장이 선임됐다.
다른 공공기관장으로 옮기는 ‘회전문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에너지공단 이사장 공모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이사장의 선임 여부는 추석 이후 이뤄지는 산업부 심사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관피아법(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주춤했던 관료들의 산하기관행이 다시 기지개를 피는 모양새다.
인사 전문가들은 관료들의 산하기관행이 많아질 경우 공공기관 개혁은 뒷걸음질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성한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갈 수 있는 산하기관 자리이기 때문에 공공기관 낙하산 등 폐단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외부 심사관 참여를 늘려 심사를 강화하고 정권 말기 낙하산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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