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혼란 준다"…주간 '집값 통계' 폐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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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5.09.30 14:09:34

주택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조사 공표 하지 말아야"
"주 단위 조사 불가한데도 발표해서 혼란 가중"
주간 아파트 시세 상승률, 실거래가 대비 적게 올라
시장 동향 빨리 알고 싶은 수요 있어…민간 통계는 지속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계가 부정확한데도 파급효과가 커 시장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통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주간 아파트 시세, 조사 자체가 불가”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연희·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주택학회, 한국도시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주택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대해 “부동산원은 통계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생산할 수 없는 통계를 만들고 있다”며 “국가 통계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연희·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주택학회, 한국도시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주택가격 통계 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감사원은 올 4월 문재인 정부가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주간 아파트 동향 통계를 조작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문재인 정부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0.01%를 조작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소장은 ‘0.01%’는 주택 가격이 10억원이면 10만원에 해당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문제의 본질은 ‘조작’이 아니라 ‘만들 수 없는 통계 생산’이라고 짚었다.

부동산원은 2003년부터 KB국민은행이 발표하던 주간 아파트 동향을 이관받아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원은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를 작성할 때 모집단을 전체 재고 주택으로 설정하고, 표본을 추출한 후 표본주택의 가격을 매주 조사해 가격 지수를 생산한다. 실거래가 적정성을 검토한 후 표본 가격을 산정하거나 실거래 사례가 없으면 동일 단지 유사 거래 매물 가격 등을 활용한다.

최 소장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4400가구 규모로 매매가 가장 활발한 곳인데 은마아파트의 평균 매매 기간은 11.4년”이라며 “한 주에 한 번도 거래가 없는 시기도 2022년 22주에 달할 정도로 많은데 이를 두고 어떻게 주간 아파트 가격을 조사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표본주택의 거래가 없을 경우 동일 단지 유사 거래 매물 가격을 활용한다고 해도 아파트의 층, 위치 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부정확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건축도시공학과 교수는 “주간 시세 조사원은 전주 또는 2~3주 전의 실거래가를 참고해서 아파트 가격을 판단해서 넣을 것”이라며 “조사원에 따라 실거래가를 따라가는 사람도 있고 이상 거래라고 판단해 실거래가 대비 적게 아파트 가격을 입력할 수도 있어 조사원에 따라 변동성이 커 주간 시세는 시장에 부정확한 정보를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역시 “발 빠른 시장 상황 판단과 정책 대응을 목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주간 시세 발표가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주간 시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거나 폐지가 어렵다면 공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부동산원 자료를 활용, ‘주간 단위 실거래가 지수’를 개발해 현재의 주간 시세를 검증한 결과 주간 시세가 실거래가를 후행하고, 실거래가 대비 과소 상승한다고 지적했다.

주간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재건축 부담금도 과대 산정된다. 재건축 초과이익은 재건축을 마쳤을 때의 가격에서 재건축 시작 시점의 가격과 정상상승분, 개발비용을 빼 산정하는데 정상상승분이 과소 계상되면 초과이익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보면 부동산원 기준 26%, 국민은행 기준 62%, 실거래가 기준 96%로 심각한 차이를 보인다”며 “주택 가격이 재건축 종료 시점에 15억원, 개시 시점에 6억원, 개발비용이 3억원일 때 부동산원 상승분을 기준으로 하면 재건축 초과이익은 4억 7500만원인 반면 실거래가 상승분을 기준으로 하면 1억원으로 3억 75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간 시세를 보고 정책을 펴다보면 부작용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올해 2월 토지거래허가제를 풀 때 시세는 안정됐으나 실거래가가 올랐고 토허제를 재지정할 때는 시세는 올랐으나 실거래가는 둔화된 상황이었다”며 “6.27 대책이 나올 당시에도 시세는 올랐으나 실거래가가 둔화되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원이 공표 안해도 주간 통계 수요 있어”

부동산원이 주간 시세를 공표하지 않는다고 해도 민간 스타트업에선 주간 시세를 공표할 것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아파트 가격에서 실거래가를 보는 것 등은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이지, 어느 것이 더 맞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종합적으로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주간 시세를 발표하는 부동산원, KB부동산, 부동산R114 등 세 개 기관이 이를 발표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주간 시세를 추출해서 발표할 것”이라며 “수요자가 있기 때문에 생긴 지표”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주택 가격 동향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 이유리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통계는 정확성과 시의성이 상충관계인데 빨리 시장 상황을 알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주택가격 동향 조사와 관련 제도 개선 방향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간 시세만 보고 주택 정책을 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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