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이날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북한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에는 김순복씨(이하 가명)와 이영란씨, 남경훈씨, 김정금씨 등 길주군 출신 탈북민 4명이 증언자로 참석했다.
2011년 한국에 입국한 김복순 씨는 길주군 거주 당시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에서 흘러 내려오는 남대천의 물을 식수로 이용했다고 한다.
그는 “핵실험장이 건설되고 군인들이 차단봉을 설치하고 이동을 통제하기 전까지는 물 좋고 경치 좋은 시골 마을이었던 풍계리는 이제는 더는 찾을 길이 없다”면서 “언제부터인가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결핵 환자, 피부염 환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채 시름시름 앓는 사람들을 가리켜 귀신병에 걸렸다고 했고, 무당을 찾아가 부적을 써야 한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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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주군에 남아 지내던 이씨의 아들도 결핵 진단을 받은 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씨는 아들이 평양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중국을 통해 아들에게 돈을 부쳤지만, 당국에서 ‘길주군 출신 환자는 평양에 한발짝도 들일 수 없다’는 북한 당국의 방침 때문에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로켓 발사가 주목받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이슈는 세상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방사성 물질 유출과 같은 건강 위험이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