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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시부터 4시30분쯤까지 약 3시간 반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사고 학생에 대한 애도 묵념을 시작으로 총장의 모두 발언, 학생들의 질의·요구와 이에 대한 학교 측의 답변 등 순서로 이뤄졌다.
김명애 총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학생과 유가족분들께 애도와 사과의 마음을 표한다”면서 “향후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교내 안전대책 강화를 약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측인 중운위는 이 자리에서 고령의 직원을 채용한 기준과 사고에 따른 학교의 대응 등에 대해 질의했다. 그러면서 총장의 사과문 및 사고 직후 대응 내용을 교내 포털 사이트에 게시할 것과 사태 책임에 따른 총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학교 측인 비대위는 “고령자고용법 취지에 따라 연령을 차별하지 않고 채용기준에 맞게 채용해왔으며, 앞으로 법적 자문 등을 통해 채용기준을 강화하는 방안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또 총장의 사과문과 사고 직후 대응 내용을 공지하고, 안전 강화 시행계획 조치에 학생 의견을 반영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날 학생들의 총장 사퇴 요구에 부딪혀 최종 합의를 찾지는 못했다. 양측은 오는 16일 2차 회의 일정을 결정하고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동덕여대는 오는 19일에 긴급 전체 교수회의를 소집해 이번 사건 경과를 보고하고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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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양씨는 출동한 119구급차를 통해 곧장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틀 뒤인 지난 7일 오후 7시20분쯤 사망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해당 차량의 블랙박스 등을 확인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양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같은 날 동덕여대는 학교 홈페이지에 총장 성명으로 “빠른 시일 내에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향후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내 시설을 긴급 점검하고 안전한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공지문을 올렸다.
이어 지난 8일과 10일에 걸쳐 △교내 차량 출입통제 및 안전관리 요원 배치 △숭인관 쓰레기 집하장 이전 및 압롤박스 철거 △인권센터 특별상담 진행 △교내 경사지 계단 복구공사 및 가드레일 설치 등 긴급안전공사 시행 △6월 말까지 애도기간 동안 교내 자체행사 축소 및 연기 △외부 전문가를 통한 교내 안전점검 추진 △학생이 참여하는 안전강화위원회 설치·운영 등 비대위에서 결정한 7가지 조치 사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지난 14일에는 단기·중기·장기계획으로 하는 세부 교내 안전강화 시행안도 추가로 발표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2일 재학생 등 1000여명이 모인 희생자 추모 촛불 집회를 열고, 이튿날인 13일 오후 6시30분부터 학생 40여명이 본관 총장실을 기습 점거했다. 학생들은 현재까지 2박3일간 밤샘 시위를 벌이면서 총장 사퇴 등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점거 농성을 이어간단 방침이다.
김서원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주요 안건은 총장 사퇴와 고용 규정 재논의 두 가지”라며 “사고 진상 규명과 공식 사과를 요청하고 안전 대책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