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제3지대 통합·희생 강조…김태흠 “혁신위 무력화해선 안돼”
인요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남 홍성군에서 김태흠 도지사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국립대전현충원 참배를 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을 초청해 강연을 들으며 통합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보였다. 혁신위는 이날 10차 회의를 통해 ‘과학기술인의 공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5호 혁신안도 발표했다. 직전에 의결한 2~4호 혁신안 수용 여부를 당 지도부가 아직 결정하진 않았지만 혁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친 셈이다.
특히 이날 강연이 주목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 비명(非이재명)계로 당 잔류 여부를 고심하는 이상민 의원에 이어 이번엔 제3지대 대표 주자로 떠오르는 양향자 의원을 강연자로 초청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김 대표의 ‘슈퍼 빅텐트’ 구상에서 영입 대상 우선순위에 포함돼 있는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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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김태흠 도지사와의 면담에서 인 위원장은 2호 혁신안 주제였던 희생을 두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혁신위가 당 지도부·중진·친윤(親윤석열) 의원을 향해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를 권고했다. 김태흠 도지사는 혁신위 권고에 동의하며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당 중진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혁신위원장이 논개처럼 다 끌어 안아버리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 출마를 시사한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혁신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혁신위가 구성되는 상황에서 실무자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하고 본인은 책임을 안 지는 자세부터 잘못됐다. 당대표가 무한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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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최고위원 합류에 ‘도로 영남당’ 비판도
인요한 혁신위의 줄기찬 당 개혁과 쇄신 요구에도 김기현 지도부 체제는 꿈쩍도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혁신안 수용을 위한 핵심 기구인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시기를 늦췄다. 또 수도권 위주 인물로 재배치한 ‘김기현 2기 체제’에 TK 출신 김석기(경북 경주·재선) 의원을 새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앞서 사퇴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 후임으로 김석기 의원을 당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범친윤계에 속한 김 의원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원회 여당 간사이자 당 재외동포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당 지도부에 속한 선출직 최고위원은 조수진 의원(비례대표·초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원외 인사로 구성돼 있다. 이런 이유로 김 최고위원의 합류로 김기현 2기 지도부 체제가 한층 안정화됐다는 당내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앞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지도부에 속한 임직 당직자가 모두 사퇴하며 수도권 위주 인선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이를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판한다. 또다시 보수 텃밭인 영남권 출신 친윤계 의원을 지도부에 포함하면서 ‘도로 영남당’으로 회귀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날 전국위에서는 당헌 개정안 의결을 통해 총선 룰과 인재 영입을 주관하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시점도 기존 ‘선거일 120일 전’에서 ‘90일 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번 당헌 개정으로 당은 내년 1월 11일 이전에만 공관위를 구성하면 된다. 이에 따라 혁신위가 제시한 공천 관련 개혁안 수용 논의가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앞서 김기현 대표가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혁신위가 기득권을 혁파하려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자가당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은 공천 관련 혁신안을 공관위 구성 이전이라도 빨리 받아들이고, 내년 총선을 위한 계획이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