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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통행료 전쟁으로 변질…"이란 국민 위한다"던 트럼프 명분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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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7.16 10:12:40

"호르무즈 지배권 다툼으로 변질"…공해 자유통항 위협
이란 봉쇄에 트럼프 20% 통행료 맞불…논란속 하루만 철회
국민 위한다더니 발전소·교량 공격 예고…민간인 볼모 삼아
"통행료 내도 배 못 띄운다"…보험이 더 큰 걸림돌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의 핵 시설 제거와 정권 교체를 내걸고 시작된 미국의 이란 전쟁이 이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 해협이 이란이나 미국의 영구적 통제 아래 놓이면, 수세기 동안 세계 무역을 떠받쳐온 ‘공해(公海) 자유 통항’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국민을 위한다며 봉기를 촉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작 발전소·교량 등 민간 시설 공격을 위협하면서, 전쟁의 명분 자체가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전쟁으로 변질된 이란전

CNN방송은 15일(현지시간) 핵 능력과 테러망을 겨냥해 시작된 이란 전쟁이 석유·천연가스·비료 등이 오가는 세계적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의 지배권 다툼으로 변질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 해협을 지나려는 선박은 이란이 새로 만든 ‘페르시아만 해협 당국’과 협의해 막대한 통행료를 치르거나, 이란 혁명수비대의 발포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이 시작되자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고,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석유 공급 충격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8일 이란과 미국이 60일짜리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통행료는 일시 중단됐지만, 해협 통제는 계속되고 있다.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는 MOU 이후 하루 70척까지 회복됐다가, 긴장이 되살아나며 지난 12일에는 12척 안팎으로 급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돌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업 선박에 수로 보호 명목으로 20%의 통행료를 물리겠다고 선언하며 맞불을 놨다. 초대형 유조선 기준 항해 한 번에 약 402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다만 이는 국제적 논란을 촉발시키며 24시간도 안 돼 철회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욕심이 이란의 통행료 부과에 정당성을 실어줬다는 비판 속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적으로 옳다”면서도 “20%는 물론 너무 많다. 우리는 공정할 것”이라고 도발했다.

이란 국민 위한다더니…흔들리는 트럼프 전쟁 명분

전쟁이 통행료 다툼으로 번지면서 애초 전쟁을 시작한 명분도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번지자, 시위대를 향해 “계속 시위하라, 당신들의 기관을 장악하라”며 지지를 보냈다. 이어 지난 2월 28일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이란 국민에게 “정부를 되찾으라”며 봉기를 촉구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시위대를 향한 언급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음주엔 발전소, 그 다음은 교량”이라며 이란이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발전소·교량은 국민 생계와 직결된 민간 시설로, 국민을 위한다던 봉기 촉구와 정면으로 어긋난다. 아울러 국제법은 민간 기반시설 공격을 전쟁범죄로 금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초 이란 카라지에 건설 중인 교량을 실제로 공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리가 무너지는 영상을 직접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국제법 전문가 100여명이 공개서한으로 전쟁범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나흘 연속 야간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엔 이란 항구를 겨냥한 해상봉쇄까지 재개했다. 평화협상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핵 확산 저지 역시 그가 통행료 다툼에서 손을 떼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이란)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종전 가능성은 열어뒀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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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내도 배 못 띄운다”…보험이 더 큰 걸림돌

전문가들은 통행료보다 ‘보험’을 더 큰 문제로 본다. 이란은 유조선에 배럴당 1~2달러를 매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한 척당 약 30억원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운사가 돈을 낼 의향이 있어도, 보험사가 제재 대상인 이란 기관에 대금을 내는 선박의 보험 인수를 거부할 수 있다.

금융자문사 디베어그룹의 나이절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법적 논쟁은 접어두라. 보험사가 먼저 정리할 것”이라며 “제재 위험이 있는 통행료가 끼면 보험사들이 아예 보험 인수를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오만 같은 제3자가 요금을 대신 걷더라도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 등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험사가 항해를 거부하거나 보험을 해지할 수 있다.

더 큰 우려는 호르무즈의 ‘수익화’가 다른 요충지로 번지는 것이다. 리스타드에너지 분석가들은 호르무즈·지브롤터·대만·도버·말라카 등 세계 10대 요충지의 연간 통행 수입 잠재력이 1360억달러(약 202조원)를 넘는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요충지가 돈벌이 수단이 된 세계는 더 인플레이션적이고, 더 분열적이며, 더 군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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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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