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등급이 상향조정된 기업은 16개, 하향된 기업은 15개로 등급 상하향 배율 1.1배를 기록했다. 전년 1배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이다.
등급전망이나 워치리스트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그만큼 등급하향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기업보다 금융부문 신용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대규모 자본확충, 이익창출력 개선 등으로 작년 상반기 금융부문 등급 및 전망, 워치리스트 상하향배율 6.5배까지 치솟았다가 하반기 들어 0.4배로 급전직하했다. 지속적인 금리상승, 부동산경기 저하,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경색된 타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여천NCC, 효성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은 업황 둔화와 높은 투자부담 때문에 등급하향 압력을 받았고 롯데쇼핑과 홈플러스, 롯데하이마트 등과 같은 유통업체는 온라인 채널 급성장에 따른 사업경쟁력 약화가 신용도 하락 이유로 꼽혔다.
완성차 생산 차질, 원재료비와 운송비 부담 증가로 동양산업과 엠에스오토텍, 태양금속공업, 한온시스템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신용도도 하락압력을 받았다.
업종별로 건설과 석유화학, 유통, 증권, 캐피탈에 부정적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하향검토가 집중됐다. 반면 긍정적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상향검토는 자동차(완성차), 일부 제조업, 전자, 부동산신탁에 분포했다.
한신평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기조, 소비·투자 위축, 부동산경기 저하, 자금조달환경 악화 등으로 신용도 하향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저하된 사업환경에 대한 산업별, 업체별 대응능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