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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형택 HUG 사장 중도사퇴..尹정부 들어 세 번째(종합)

하지나 기자I 2022.10.05 16:23:02

송영길 전 인천시장 특별보좌관 출신
임기 1년6개월 남겨두고 자진 사퇴
특정업체 보증료 특혜 제공에 연루 의혹
감사·혁신 빌미로 사퇴 압박 시각도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사장이 1년 6개월여의 임기를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가운데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 기관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에 이어 세 번째다. 최근 국토부가 특정 건설업체의 신용 등급 상향 조정 관련, HUG를 상대로 감사를 확대하는 데 따른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영 혁신 등을 명분으로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을 상대로 사퇴를 종용한 것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5일 국회 및 HUG 등에 따르면 권형택 사장은 전날 오후 2022년도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정감사에 앞서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오는 12일 HUG에 대한 국감이 예정돼 있었다. 권 사장은 불출석 사유서 제출과 함게 같은 날 국토부에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0~2012년 인천시장 재직 시절 특별보좌관(경제·금융·투자 분야)을 지낸 권 사장은 2021년 4월 취임, 임기는 2024년 4월까지였다.

권 사장의 자진 사퇴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 만료 전 자리에서 물러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3명으로 늘었다. 김현준 전 LH 사장이 지난 8월 임기를 1년 8개월 남기고 사퇴했고, 지난 달 23일에는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퇴한 바 있다.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권 사장의 이번 사의 표명은 최근 HUG가 국토부의 종합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보증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국토부는 HUG가 특정 업체의 신용등급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4단계(BB+→ A+)나 상향하면서 13억원이 넘는 보증료 할인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용 등급 조정 관리 업무를 총괄했던 임원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형사 고발하고, 권 사장 역시 이 과정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감사 중간 결과 발표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들어, 감사와 혁신 등을 내세워 전 정권 기관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경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도공 임원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기업 개혁과 국민 부담 절감 차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검토해 왔으나 확정되기도 전에 언론에 보도됐고 자체 조사 결과 도공이 이 사안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의심돼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에서는 전 정권 인사 `물갈이` 차원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했던 원 장관이 국토부 장관의 지위를 이용해 임기가 보장된 산하 기관장들의 사퇴를 사실상 겁박한 결과 이런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토부는 HUG를 포함해 산하기관·협회 등 22곳에 대한 종합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장의 줄사퇴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1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는 기관장은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사장,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사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양영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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