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및 HUG 등에 따르면 권형택 사장은 전날 오후 2022년도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정감사에 앞서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오는 12일 HUG에 대한 국감이 예정돼 있었다. 권 사장은 불출석 사유서 제출과 함게 같은 날 국토부에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0~2012년 인천시장 재직 시절 특별보좌관(경제·금융·투자 분야)을 지낸 권 사장은 2021년 4월 취임, 임기는 2024년 4월까지였다.
권 사장의 자진 사퇴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 만료 전 자리에서 물러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3명으로 늘었다. 김현준 전 LH 사장이 지난 8월 임기를 1년 8개월 남기고 사퇴했고, 지난 달 23일에는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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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감사 중간 결과 발표가 이례적이라는 점을 들어, 감사와 혁신 등을 내세워 전 정권 기관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경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도공 임원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기업 개혁과 국민 부담 절감 차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인하를 검토해 왔으나 확정되기도 전에 언론에 보도됐고 자체 조사 결과 도공이 이 사안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의심돼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에서는 전 정권 인사 `물갈이` 차원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했던 원 장관이 국토부 장관의 지위를 이용해 임기가 보장된 산하 기관장들의 사퇴를 사실상 겁박한 결과 이런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토부는 HUG를 포함해 산하기관·협회 등 22곳에 대한 종합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장의 줄사퇴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1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는 기관장은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사장,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사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양영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