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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별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결정으로 인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됐으니 우리 외환시장에서는 압력이 많이 줄어서 그쪽에 대한 고민은 이제 많이 줄었다”며 “우리는 이제 통화정책을 국내 요인에 더 가중치를 두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 금리 인하 결정으로 한은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세지지 않겠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계속 이야기했지만 벌써 오래전부터, 미국이 피벗 가능성을 시사한 뒤부터는 우리가 미국 금리 결정과 달리 국내 요인을 보고 한다고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가 언급하는 국내 요인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 본회의 당시 물가상승률이 확실한 둔화 기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서도 수도권 집값과 이에 연동한 가계부채 확대세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금리를 동결했다. 한 금통위원은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가계부채 증가뿐 아니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은에서 나온 언급과 기조를 봤을 때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려는 것이 명확해 보였다”며 “(8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가계대출 관련 압박과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긴 하겠지만 10월 11일 금통위 이전에 한은이 금리 인하 결정을 할만큼의 수치를 확인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정치권을 비롯한 국내의 금리 인하 압박을 한은이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부진한 내수를 활성화하고 취약계층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와중에 연준의 빅컷과 최근 당국의 규제 효과 등이 여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용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초 11월에 한은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에 10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연준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 인하를 하면서 대외적인 부담이 줄어들었고, 가계부채 증가율을 둔화시키기 위해 생각보다 강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