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 대 1 대축적 지도 데이터 반출 결정을 앞두고 내일(18일) 정부내 7개 부처가 회의를 여는 가운데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국내 IT산업의 붕괴를 우려했다. 한국소프트웨어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김 대표는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간정보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지도 반출과 관련된 세미나에 단골 패널로 초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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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등 PC·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하는 포털 업체가 무너지고 구글 지도가 독점적 사업 영역을 획득하게 되면 중소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타격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안드로이드의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이 80%를 웃돌고, 동영상 시장마저 유튜브가 절대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 지도 서비스마저 주도권이 넘어가면 국내 IT 업계가 파국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그는 “포털의 경우 앞으로 2~3년내, 다른 업체들은 10년내 줄줄이 무너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T맵은 구글로부터 지도를 다시 사서 쓰는 경우마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같은 예로 일본을 들었다. 그는 “일본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토종 포털이 없다”며 “정보 사업 자체가 종속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구글 등 글로벌 업체가 일본 IT 시장에서 독주하면서 경쟁력 있는 토종 인터넷 업체가 나오기 힘든 구조다. 그는 “정보가 한번 반출되면 컨트롤이 안된다”며 “구글이 갖고 있는 빅데이터와 연결되면 우리나라 지도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도 반출에 찬성하는 정부 당국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일부 부처에서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해 지도 반출 허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7개 부처 실무회의자들 중 반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후에 ‘이완용’ 같은 사람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내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김 대표는 기업인을 대표해 지도 반출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정관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구글 지도 반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구글 지도에 얹혀 세계 시장에도 갈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 산업에 있어) 부당한 점이 있다면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의 이익을 뛰어 넘는 사회적 이익이 있다”며 “내 의견을 내고 주장하는데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