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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RL 공시는 컴퓨터가 쉽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재무정보에 꼬리표(tag)를 붙이는 작업을 통해, 모든 기업의 재무공시를 분류체계에 따라 색인화하는 제도다. 투자자들이 재무제표나 주석 등을 손쉽게 정리·분석해 활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영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로도 변환 가능하다.
이미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 재무제표의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재무제표 본문 및 주석을 XBRL 데이터로 개방해오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무제표의 본문(비금융업 상장사)만 XBRL을 적용하고 있어 효율적인 기업 재무분석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023년 ‘재무공시 선진화 추진 TF(태스크포스)’를 꾸려 XBRL 재무공시의 연착륙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비금융업 상장사의 경우 2023년도 사업보고서(2024년 3월)부터 재무제표 주석을 XBRL로 제출했고 올해에는 자산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의 상장사까지 제출 대상이 확대됐다.
비금융업 상장법인들보다 회계처리가 비교적 복잡하고 까다로운 금융업 상장사들은 적용 시기가 다소 유예됐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향후에는 자산 2조원 이상 금융업 상장사들이 2026년도 반기보고서(2026년 8월)부터 XBRL 주석 제출을 적용받는 등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2028년도가 되면 자산 1000억원 미만 중소형 상장사들을 포함한 대부분 상장사들의 재무제표가 XBRL에 기반해 공시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재무제표 본문뿐만 아니라 주석도 영문으로 제공하는 상장사가 더 많아져 국내 투자자와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XBRL 재무공시의 안착을 통해 우리나라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이후 11년째 신흥국 시장에 머물고 있으며, 올해에도 관찰대상국에 오르지 못했다. MSCI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 시, 외국인 투자 유입과 자금 안정성이 늘어 증시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정보 접근성 제약은 그간 지수 편입을 발목 잡아온 사안 중 하나다. 나국현 삼일PwC XBRL 센터 리드 파트너는 “XBRL로 인한 재무제표의 비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업종별로 유사한 양식을 유지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며 “재무제표의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이 제고되고, 이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긍정적인 영향은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업종으로의 확대된 XBRL 적용은 글로벌 기준으로 표준화된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재무정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다 자유로운 접근을 가능하도록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입에 그치지 않고, 높은 수준의 데이터 품질을 제고·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나 파트너는 “XBRL 업무 성격상 번거롭고 상당한 양의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기업의 부담으로 남아있다”며 “기업 담당자들의 XBRL 전문성 제고와 더불어 시스템의 개선작업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