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쇼그렌증후군으로 인한 만성 안구 염증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전익현 교수, 해부학교실 장경구 교수 연구팀은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지원하는 2026년도 제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에 선정돼 2026년 4월부터 2029년 3월까지 3년간 연구를 수행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눈물샘, 침샘 등을 공격해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눈에서는 심한 안구건조와 결막 염증을 유발하고, 눈 표면을 보호하는 점액을 만드는 배상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각막 궤양이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치료는 인공눈물이나 항염증 점안제, 면역억제제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염증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신호 중 하나인 ‘스팅(STING, 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에 주목했다. 스팅은 세포 안에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신호체계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자가면역질환을 가속화하고 만성 염증을 지속시키는 중추적 기폭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스팅을 억제하는 유전물질인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을 눈 표면 세포에 전달해 염증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치료 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다. 짧은 간섭 리보핵산은 특정 유전자의 작동을 줄여 질병 관련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약물을 눈 표면 세포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지질나노입자 기술을 활용한다. 지질나노입자는 매우 작은 지방 성분의 입자로, 유전물질이 몸속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원하는 세포까지 도달하도록 돕는 전달체다. 눈은 눈물과 결막 장벽 때문에 약물이 쉽게 씻겨 나가거나 깊이 전달되기 어려워, 안구 표면에 맞춘 전달 기술이 중요하다.
치료 후보물질의 효과는 환자 유래 결막 오가노이드에서 검증한다. 오가노이드는 환자 조직을 이용해 실제 장기와 비슷한 구조와 기능을 실험실에서 구현한 3차원 모델이다. 기존 동물실험이나 평면 세포 배양보다 사람 결막의 구조와 점액 분비 기능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어, 실제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익현 교수팀은 안과 임상 경험과 안구 표면 특화 약물 전달 기술을 바탕으로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과 임상 적용 가능성 검증을 맡는다. 장경구 교수팀은 환자 유래 결막 오가노이드와 유전자 분석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 투여 후 염증이 줄어드는지, 손상된 조직 기능이 회복되는지를 정밀하게 평가한다.
연구팀은 1차년도에 스팅을 억제하는 후보물질과 안구 표면 전달체를 선별하고, 2차년도에는 결막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에서 효능을 검증한다. 이후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해 후속 비임상 연구와 임상 개발로 이어갈 계획이다.
전익현 교수는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안구 표면 염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지만 기존 치료만으로는 근본적인 조절이 어려웠다”며 “눈 표면 염증의 핵심 신호를 차단하는 치료제와 환자 유래 결막 오가노이드 검증 체계를 결합해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작된 범부처 국가 R&D 사업이다. 2021년부터 10년간 국내 신약개발 R&D 생태계 강화, 글로벌 실용화 성과 창출, 보건 의료분야의 공익적 성과 창출을 목표로 신약 개발의 전주기 단계를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