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폴란드 수출형 FA-50 출고 앞두고 현장 공개
연내 갭필러 버전 12대 우선 폴란드 납품
2025년부터 T-50 최고사양 FA-50PL 36대 추가 인도
KF-21, 양산 계약 위한 '잠정 전투용적합 판정' 눈앞
상반기 시제6호기 비행 착수, 하반기 공중급유 시험
[사천(경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9일 찾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고정익동은 활기가 넘쳤다. 축구장 3배 면적인 2만1600㎡(약 6500평) 규모의 공간에는 폴란드에 수출될 예정인 FA-50 경(輕)전투기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KAI는 지난해 9월 폴란드와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우리 공군 전술입문용 훈련기 TA-50 2차(BlockⅡ) 버전을 수출 사양에 맞게 변경한 FA-50 GF(Gap Filler·갭필러) 12대를 올해 내 납품한다는 목표다. 갭필러는 군에서 구형 장비와 신형 장비 도입 시기 사이를 메운다는 의미다. 꼬리 날개에 033번이라고 적힌 폴란드 수출형 FA-50 GF 항공기는 엔진 장착 전 마지막 점검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엔지니어 2명이 전후방 조종석에 앉아 헤드셋으로 소통하며 각종 계통 점검을 했다.
|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고정익동에서 KAI 엔지니어가 폴란드에 납품 예정인 FA-50 GF 기체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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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 GF 1호기는 다음달 출고된다. 2대가 우선 납품될 예정이다. 분해 후 7월께 폴란드로 가 현지에서 동체 조립 후 지상 및 비행시험을 거쳐 8월 납품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0대도 순차적으로 폴란드로 갈 예정이다. 이후 KAI는 2025~2028년 FA-50 PL 버전 36대를 제작해 폴란드에 납품할 계획이다.
FA-50 PL은 T-50 계열 항공기 중 최고 사양이다. 경전투기는 연료탱크가 작아 작전 수행에 한계가 있다. FA-50 PL은 공중급유 기능과 함께 300갤런(약 1136L) 상당의 연료탱크가 추가된다. 또 최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해 탐지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AIM-9X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해 타격 범위도 확대한다. 타겟팅 포드(TGP)와 레이저 유도폭탄 등 지상공격 능력도 추가될 예정이다.
|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폴란드 수출형 FA-50 PL 개발을 위해 연료탱크를 추가한 시제기가 비행시험을 위해 격납고를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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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익동 한켠에는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제 6호기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마지막 시제기다. KF-21은 총 6대의 시제기를 통해 각종 시험을 진행한다. KF-21 시제기들은 지난 해 7월 1호기 최초 비행시험을 시작으로 11월 시제 2호기 최초비행, 올해 1월 시제 3호기 최초비행과 마하1에 다다른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2월 시제 4호기 최초비행, 3월 AESA 레이더 탑재 시험과 야간비행 시험을 진행하고, 공대공 중거리 미사일인 ‘미티어’ 분리와 기총발사 시험도 했다. 4월에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2000 발사시험에 성공했다.
KF-21은 상반기 중 시제 5·6기의 초도 비행을 진행하고 연말이나 내년 초 공중급유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KF-21 양산 계약을 위해 이달 중 ‘잠정 전투용 적합판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은 항공기처럼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 군 전력화 일정을 고려해 연구개발 종료 전 최초양산 착수를 위한 중간 의사 결정 절차다. 이후 후속 시험평가를 해 ‘전투용 적합’ 여부를 최종 판정한다.
이날 언론 현장 방문에 동행한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2026년 KF-21 양산을 위해서는 내년에 양산 착수 계약을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면서 “사업타당성 조사와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이 나야한다”고 설명했다.
|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KAI 직원들이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기에 AIM-2000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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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지체 문제에 대해 엄 청장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가 417억 원을 추가로 납부했고, 6월 말까지 연체 분담금 잔액에 대한 납부계획을 한국에 통보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인도네시아가 (KF-21 개발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반응이나 의지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1월 KAI와 계약을 맺고 KF-21 전체 개발비 8조 8000억 원의 20%인 약 1조 7000억 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대신 비행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업 시행 이후 2272억 원만 납부하고 3년 10개월 동안 더이상 돈을 내지 않아 8000억원 이상을 연체했다. 작년 말부터 일부를 납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