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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날아오르는 ‘웹툰’…그 뒤엔 ‘플랫폼’ 있었다

김정유 기자I 2022.09.15 17:58:24

디지털경제포럼 ‘웹툰생태계와 플랫폼 역할’ 세미나
김정환 교수, 최근 일주일간 네이버웹툰 작가 54명 조사
충성도·기술 등 여러 항목서 7점 만점 중 6점 ‘만족도 높아’
이대호 교수 “플랫폼, 작가·이용자에 긍정가치 제공”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국 웹툰이 지난 20여년을 버티며 나름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한 것 같습니다. 특히 네이버웹툰에 대한 작가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웹툰 플랫폼에 대한 로열티로 연결돼 웹툰 생태계를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환 부경대 교수가 15일 디지털경제포럼이 서울 정동 아트센트에서 개최한 ‘웹툰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플랫폼의 역할과 가치’ 특별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설문 응답작가 94% “주변 작가에 네이버웹툰 연재 추천”

김정환 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정동 아트센트에서 열린 ‘웹툰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플랫폼의 역할과 가치’ 특별세미나에서 “자체 설문조사 결과, 네이버웹툰 작가들은 네이버웹툰의 기술력, 수익 배분, 이용자 규모, 신뢰도 등 다양한 항목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특별 세미나는 디지털경제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는 행사다. 최근 콘텐츠 산업에서 급부상 중인 웹툰과 플랫폼, 그리고 생태계 선순환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기 위해 기획됐다.

김 교수는 이날 ‘네이버웹툰 창작자 조사를 통해 본 웹툰 생태계’ 라는 주제로 플랫폼이 창작자에게 기여하는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지난 5일부터 일주일간 네이버웹툰 작가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총 54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5.3% 수준이다. 63%의 응답자들이 최근 3년내 데뷔한 신인 작가들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설문조사는 △기술 퀄리티 △수익배분 △저작권 보호 △글로벌 기회 △신뢰, 충성, 만족 등에 대한 7점 척도로 평가가 포함됐다. 이중에서도 네이버웹툰은 작가들에게 충성도(6.41점), 수익배분(6.21점), 기술 퀄리티(6.08점)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론 주변 작가들에게 네이버웹툰 연재를 추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94.4%에 달했다. 응답자의 96%는 네이버웹툰의 수익체계가 투명하고 정확하다고 답했다. 83.3%는 네이버웹툰의 기술력에 만족했고, 70.4%는 작업적 면이나 작품 확장성 면에서 다양한 기회를 제공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68.5%의 작가들은 일본, 태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연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7.8%는 2차 저작물 사업화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드라마(37%), 서적(31%), 게임(19%), 영화(13%) 순이었다.

김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상당히 놀랐다”며 “네이버웹툰이 ‘라인웹툰’으로 글로벌 진출한지 약 8년이 지났는데, 맨땅에 헤딩해 그 성과가 이제야 나오고 있다. 시장의 격려와 함께 데이터 기반 기술로 웹툰산업을 더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통계 분석으로 총 320명의 네이버웹툰 이용자들의 지불의사 금액 수준에 대해 발표 중인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 (사진=네이버웹툰)
◇‘웹툰’ 시장 만든 플랫폼, 가치 있어…과도한 ‘국뽕’ 피해야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는 ‘웹툰 이용자들이 인식하는 웹툰 플랫폼의 가치’라는 주제로 이용자 관점에서의 플랫폼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많은 앞선 논문들에서 플랫폼의 주요 속성으로 △큐레이션 △네트워크 △개인 맞춤화 △참여 등을 꼽는데, 네이버웹툰은 이 같은 플랫폼의 특성을 서비스로 구현, ‘만화’에 ‘플랫폼’이란 가치를 더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교수는 20~60대 네이버웹툰 이용자 320명을 대상으로 한 혼합로짓모형 통계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 플랫폼이 제공하는 4가지 속성에 대한 320명의 지불의사 금액을 산출했는데, 조사 결과 큐레이션에 해당하는 ‘웹툰 정렬 기능’에 대해 월 526원, ‘업데이트 알림’과 ‘저장’ 등 개인 맞춤화 기능에 대해서는 월 1135원 수준의 지불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지불의사 지표를 통해 네이버웹툰이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용자 지불의사가 충분한 네이버웹툰 플랫폼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이용자가 웹툰을 소비하게 되고 이는 작가 수익 증대로로 연결돼 더 많은 예비 창작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은 더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웹툰 플랫폼이 생태계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고 덧붙였다.

이날 서충현 네이버웹툰 AI크리에이션 리드도 참석해 기술을 통한 웹툰 생태계 보호 측면에서의 노력을 공유했다. 서 리드는 “네이버웹툰은 창작, 연결, BM(비즈니스 모델), 저작권 보호 등 4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것이 불법 유출자를 식별 및 차단하는 ‘툰레이더’ 기술인데 연초와 비교해 불법 공유 작품 수가 30%나 감소(해외)하는 성과를 보였다. 툰레이더를 통한 저작권 보호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2000억~3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종합토론에선 △박혁태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장 △홍설철 경기대 교수 △최수진 경희대 교수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 △정용국 동국대 교수 △서충현 네이버웹툰 리드 등이 참여해 웹툰 플랫폼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중 곽규태 교수는 “단순 지식재산(IP) 수출이 아닌, 웹툰이란 시장 자체를 만들었다는 게 더 큰 가치가 있다.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웹툰이 과거 방송이나 영화가 하지 못한 영역에서 이 같은 역량을 보여줬다는 게 놀랍다”며 “다만 웹툰 플랫폼과 산업이 확장하는 시점에 ‘K-국뽕’으로 과도하게 포장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인이 사랑해야 할 플랫폼이 돼야 하는만큼, 향후 각 지역에서 불거질 다양한 논쟁들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경제포럼이 15일 개최한 특별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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