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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부터 먹자골목까지 누빈 추경호…`민간주도경제`에 군불

이명철 기자I 2022.06.09 17:21:34

[尹정부 출범 한달] 경제팀, 2차추경·민생대책 등 비상체제
추경호, 기업인·소상공인 접점 넓혀…규제·세제 개편 강조
엄중한 경제 여건 지속…다음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민간·시장·기업 중심으로 경제 역동성을 되살려 저(低)성장의 고리를 끊어냅시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달 10일 취임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 일성이다. 민간 중심의 성장으로 경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은 대대적인 규제·세제 개편을 예고하고 현장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의 국수제조업체를 찾아 소상공인의 애로사항 청취 및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공급망 차질과 주요국 긴축 정책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은 커지는데 물가는 치솟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심화하며 국민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다. 조만간 발표될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 위기를 타개할 묘안이 담길지 관심이 모인다.

◇“민간·기업·시장 중심 성장” 외친 秋, 현장으로

기재부 관료 출신이자 재선 국회의원인 추 부총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민간·기업 중심의 경제 활성화를 주문한 인물이다. 부총리로 지명됐던 지난 4월 10일에는 즉각 기자들을 만나 “경제 활력 회복에 재정·정부 중심으로 해법을 찾기보다는 민간·기업 중심으로 작동되도록 하겠다”며 정부주도성장이 막을 내렸음을 알리기도 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10일 취임 후 지난 한 달 간 현장을 다니며 기업인과 소상공인 등을 만나 정책 방향을 짜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가 처음으로 찾은 현장은 먹자골목과 시장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한 후 지난달 16일 서울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찾아 소상공인들의 애로 상황을 살폈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 지원금 등 추경안 내용을 설명하고 국수와 빈대떡을 사며 직접 물가 상황도 점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5%를 넘는 등 고물가가 지속되자 이달 5일에는 서울의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가 생활물가 현장을 둘러보고 “민생안정 관련 대응방안들을 지속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인들과도 적극 만나면서 규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달 18일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곳이 중소기업”이라며 “중소기업 현장 어려움을 해소하고 성장을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2일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6대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추 부총리는 “과감한 규제 혁파와 법인세 등 세제 개편을 통해 기업 주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며 규제·세제 개혁 방침을 재차 시사했다.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 활성화의 핵심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해 “국내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며 반도체 투자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지난 3일에는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벤처기업인들을 만나 역동적인 벤처 생태계 조성을 약속했다. 금융기관장들과는 지난달 27일 만나 민간과 기업, 금융 중심의 경제 운영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저성장·고물가 발목 “全부처 물가 안정 최우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맞이한 엄중 경제 상황 대응에도 시간이 빠르게 지났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10일 취임 후 곧바로 경제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지시했다. 경제 상황을 종합 점검하고 필요시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TF를 가동하면서 인수위 시절부터 준비했던 코로나19 피해계층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2차 추경안도 곧바로 마련,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 규모는 정부안 59조원에서 62조원으로 확대돼 소상공인 최대 1000만원 지급 등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호 공약이기도 했던 추경안 제출 후에는 경제 위기 대응에 집중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첫 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가 이제 막 출범했지만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도 없이 비상한 각오로 바로 출발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나타냈다.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식료품·식자재 원가 부담 완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1주택자 보유세 부담 2020년 수준으로 회귀 등 민생 안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5월 소비자물가가 13년 9개월만 최고치인 5.4%를 기록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낮추는 등 경기 하방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공급망 교란, 주요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등은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은 국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열린 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민생 안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고물가에 따른 민생경제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 회복세 둔화와 물가의 큰 폭 상승 전망 등 대외 불확실성도 크다”며 “모든 부처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관 분야 물가안정은 직접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다음 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경제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다. 추 부총리는 “민간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와 세제를 과감히 개편하겠다”며 “5대 부문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경로를 업그레이드하고 당면 현안인 물가와 민생 안정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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