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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의 방중과 관련해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와 대화·협상하기를 원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협상은 당연히 이성적이면서 실질적인 의의가 있어야 하고 목적은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 실천”이라고 밝혔다.
현재 쿨레바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의 초청으로 23일부터 3박 4일 동안 중국을 방문 중이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2022년 러-우 전쟁이 벌어진 후 처음이다.
지난달 스위스에서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열린 바 있는데 당사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불참했다. 이에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는데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중국을 찾으면서 러시아와 협상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을 받았다.
주중 우크라이나대사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이번 방중 목적에 대해 “러시아의 침략을 막는 방법과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평화 달성에 중국의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중국 외교부가 밝힌 우크라이나측의 협상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최근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추진한다면서 러시아 대표단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처음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방중을 통해 비슷한 발언을 이끌어냄으로써 러-우 전쟁에서 평화 해결을 위한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쿨레바 장관의 방중을 두고 외부에서는 러-우 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냔 관측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줄 수 있고 전황에도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해법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주도하는 평화 회담에 참석하지 않아 국제사회 비난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방중이 반등 국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쿨레바 장관 방중을 두고 “우크라이나가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러시아와의 복잡한 문제를 중재하고 외부 세력의 통제와 조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 같이 평화를 위해 확실하고 책임감 있는 지원을 제공할 강대국의 외교적 지원과 협력을 구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