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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심도 있는 대화 속에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마라톤 교섭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번 교섭 재개는 협상 타결 실마리와 파업 장기화를 가를 중요한 분수령으로 여겨졌지만 타결까지는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교섭은 지난 8일 1차 총파업이 진행된 이후 보름 만에 처음 이뤄진 대화로 총파업 중단 등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노조의 경우 총파업을 2주 넘게 진행하며 파업 참여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율이 감소하는 형국에서 빠른 시일 내 타개책을 찾지 못한다면 노조의 쟁의활동은 자칫 힘을 잃을 수 있다.
노사는 그동안 입장 차를 보여 왔던 기본임금 인상률에서 또다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전 조합원에 대한 평균 임금 인상률 5.6%(기본임금 인상률 3.5%+성과 인상률 2.1%)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평균 임금 인상률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를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달 27일 3차 사후 조정 회의가 결렬되면서 총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8~10일 1차 총파업을 진행한 노조는 11일부터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며 ‘생산 차질’을 목표로 내걸었다. 노조는 9차 임금교섭을 하루 앞둔 전날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기흥캠퍼스에서 열고 결의를 다졌다. 궐기대회 참여 인원은 2000여명으로 1차 총파업 당시 참여한 6540명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규모로 진행됐다.
노조는 이밖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성과금(OPI·TAI)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강대강’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이 사측과 노조 모두에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문제”라며 “삼성이 노조 리스크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려면 다른 기업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노사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